결혼하고 두 번의 겨울이 지나는 동안 온열매트 없이 살았다.
신혼집에 효율적인 난방 방식을 찾기까지 시행착오가 많아, 그동안의 겨울은 난방 비용 폭탄을 맞았다. 그 비용을 절감했다면 아마 온열매트 두 개는 충분히 사지 않았을까 싶다. 진즉에 사서 쓸 것을.
그러한 까닭으로 올 겨울에는 기필코 온열매트를 구입하고자 마음 먹었다. 특정한 상품은 없었기에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여러 종류의 매트가 나왔다. 요즘에는 탄소매트라는 것이 나오고, 전자파는 거의 안 나오면서 관리가 용이해 많이들 사용한다는 글을 봤다. 온수매트도 고려하고 있었으나 물을 뺄 때 번거로울 것 같아, 대세인듯 한 탄소매트를 주문했다.
주문한 물건을 받아 거실 바닥에 설치하고는 적정 온도로 맞춰 10분 즈음 지났을까, 온도 변화가 너무 미미하기에 최고 온도인 60도로 설정을 해 보았다. 그러고나서 또 10분, 20분, 30분이 흐르기까지 약간의 온열감만 느껴질뿐 온기가 기대했던 바에 한참 못 미친다. 남편과 나는 불량 상품을 받은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상품을 다시 박스 그대로 차곡차곡 원상복구하여 반품을 하고, 이번에는 성능이 더 좋다는 타사 상품으로 좀더 비싼 값을 주고 주문했다.
새로운 탄소매트 역시 거실에 깔고, 최고 온도로 올려 보았다. 온열감이 충분히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 본다.
10분, 20분, 30분...
오잉, 탄소매트라는건 원래 이렇게 뜨뜻미지근한건가?
나만의 느낌인가 싶어 남편을 소환해 의견을 물었다.
남편 역시 고개를 갸우뚱한다. 과거에 경험한 전기매트나 온수매트의 온기에 비교해 보면 고개가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탄소매트도 이런거면 결국 이전 상품도 불량은 아니었나보다. 결국 또 실망한 마음으로 두 번째 반품을 한다.
탄소매트는 광고에 비해 아직 시기상조인건가 싶어, 세 번째는 익숙한 온수매트를 주문했다. 이쯤 되니 온열매트 체험단이라도 된 기분이다. 도착한 온수매트를 재빨리 깔아본다. 온수매트는 보일러에 물을 넣는 단계가 필요해 물을 넣고, 온도를 올리고 기다려 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했던 온기가 느껴진다. 그래, 온열매트인데 이 정도의 온기는 느껴져야지. 주문 세 번 만에 드디어 온열매트에 정착했다.
온열매트를 거실 한 가운데에 깔아놓으니 고양이가 아랫목을 차지하듯 그 위에 앉아 있는게 주된 일상이 되었다. 겨울에는 엉덩이를 따숩게 하고 귤을 한없이 까먹는게 도리이니, 온수매트 위에서 만족스런 미소로 귤을 까먹는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며칠 간 온수매트를 사용해본 바, 집 전체의 보일러 온도를 그리 높게 설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올 겨울에는 난방 비용 폭탄을 면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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