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D-16] 2. 시대를 함께한 노래

쇼!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난 주인공인 거야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

D-16. 놀이의 즐거움

-시대를 함께한 노래

동네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부동산이라기보다 복덕방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법한 곳에서 열창이 들렸다. 슬쩍 들여다본 부동산 안에는, 세월의 흔적이 깃든 사장님 가죽 소파에 동네 어르신 네 분이 찻잔을 들고 앉아계셨다. 데스크 앞에 앉은 사장님으로 보이시는 남자분이, 기타를 치며 유창한 솜씨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핸드폰을 세워놓고 중간중간 혼잣말을 곁들이는 걸로 봐서 개인 방송 중인 것 같았다.

노래를 듣고 계신 어르신들의 표정이 심오해 보였다.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추억에 젖어 노래를 감상하고 계시는 어르신, 생각에 골똘히 잠겨 커피 향기를 천천히 음미하시는 분.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툭툭 치며 리듬을 타는 분..

문뜩 노래에 담겨있는 각자의 인생에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땅거미가 뉘엿뉘엿 지는 초가을 저녁 바삐 걷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옛날 가요에 흥얼흥얼 리듬을 탄다. 선선한 바람이 옛날이야기를 몰고 와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한 시대를 함께한 노래는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감정과 감성을 전달하는 힘이 있다. 노래를 통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고, 그 시절의 느낌을 공유하고 있어,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유독 소리에 예민해 노래를 즐겨 듣지 않았다.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LP 펍에 갔다. 항상 조용한 곳만 찾아다니던 내가 이번에는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갔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래된 노래인 김원준의 쇼를 열창했다. 주변에서도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며 몰입해 듣고 있는 걸로 봐서는 우리와 비슷한 나이또래 같다. 기분 좋게 그냥 우리가 쪼끔 더 어린 걸로 한다.

 '쇼!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난 주인공인 거야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 

어릴 적 유행했던 추억의 가요를 친구들과 함께 들으며 고래고래 따라 부르며 추억과 현재를 버무려 즐기는 내가 마음에 든다.

즐겨보자! ‘즐기는 것’은 긍정적 마음으로 최대한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판단 없이 즐기는 그 과정에서 해낸 ‘작은 성공’ 이 모이고 모여 행복한 내가 된다. 

평소 하지 않던 새로운 놀이는 뇌 전체를 균형 있게 사용한다. 뇌의 고른 활성화는 풍요를 느끼게 해 준다고, 이와사키 이치로의 ⟪행복을 끌어당기는 뇌과학⟫에서 전한다.

호기심이 가는 새로운 놀이에 도전해 보자! 뇌는 죽을 때까지 성장함을 잊지 말자.

행복을 끌어당기는 뇌과학 / 이와사키 이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