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빈 Jul 03. 2024

[우울증 극복 D-16] 3. 뇌 체조, 춤추기


D-16. 놀이의 즐거움

- 뇌 체조, 춤추기


춤추기가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K-pop 댄스로 전 세계에 기상을 떨치는 대한민국 국민인 나는 춤이라면 학을 뗀다. 나무토막 같은 유연성과 오징어 같은 흐물흐물한 스텝, 내가 봐도 눈뜨고 못 봐줄 정도다. 춤추기는 내가 살아생전 도전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큰 기대 없이 좋다는 뭐라도 해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도전에 임했다.


춤 배우기는 유튜브 교습 영상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완성도야 어찌 댔든 간에, 노력의 결실이라는 의미로 동영상 한편을 찍어서, 내가 해냈다는 걸 나에게 확인시켜 주기만 하면 될 터였다. 천신만고의 되풀이에 어찌어찌 한 곡을 완성했다. 연습한 춤은 거의 손동작만 있는 지코의 ‘아무 노래’라는 곡으로, 주로 팔 동작으로 둘이 함께하는 춤이었다. 


소질도 없는 춤을 따라 하느라 애쓰는 딸아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되지도 않는 동작을 타박을 받아 가며 연습하는 나의 모습을 지켜본 딸아이가, 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게 느껴졌다.

애써 노력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나의 춤실력이,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워 보였는지.

‘춤 좀 못 추면 어때 다른 거 잘하면 되지’라며 위로를 해주었다. 그럴 일 없을 것 같던 익숙했던 서로의 역할이 바뀌니, 딸과 나의 관계도 새로워졌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 학교나 회사 워크숍에서 팀별로 댄스 경연 대회 같은 장기자랑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도대체 나는 이 낯선 도전들을 왜 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나의 미숙한 도전을, 주변사람들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어디선가 음악이 흘러나오면 엉덩이부터 들썩거리는 딸아이에게 ‘정신없어 좀 앉아’라고 말했을 거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따라 한다고 더 정신 빼는 나를, 딸아이가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게 된다.

이것도 저것도 못하겠다 싶으면 리듬에 맞춰 핑거댄스라도 촬영해서 간직해 보자. 중요한 건 아무 생각 없이 흥얼흥얼 거리며리듬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몰입해 즐겨보는 일이다.


이전 05화 [우울증 극복 D-16] 2. 시대를 함께한 노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