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를 고발합니다

공감

by 전략가 김재훈

나는 내 아내를 사람들에게 고발하고 싶다. 진실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아내, 그리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아내가 나에게 평소 불평불만을 했던 것이 얼마나 사실과 다른지 말이다.



카페를 좋아하는 우리

아내의 불만이 시작되다

나는 정말 많은 일들을, 특히 육아와 관련된 대부분의 집안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내가 거의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설거지와 각종 집안일 그리고 각종 육아와 관련된 대부분의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대부분의 불평은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넘어가지면 가끔은 내가 체력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을 때는 아내의 볼멘소리를 듣고 넘어가기에는 다소 힘들었다.



해도와 함께 3시간을 보내다

나의 하루 패턴

나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바로 샤워를 하고 출근준비를 한다. 그러다 보면 6시 30분이 된다. 그리고 지난 저녁에 방치해 둔 설거지를 시작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빨래를 돌린다. 아내와 딸이 자고 있는 침실을 제외한 방들과 거실에 대한 정리정돈을 시작한다. 그리고 로봇청소기를 돌린다. 이때 시간은 7시 30분이 된다. 그리고 10~20분 정도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아침은 주로 바나나와 시리얼을 먹는다.


8시 30분까지 출근시간이지만 최소한의 업무파악을 위해 일반적으로 8시까지 출근을 한다. 운이 좋게도 내가 있는 곳에서 직장까지는 운전해서 사무실까지 5분이면 도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7시 50분에 나가면 여유롭게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다.


퇴근시간은 17시 30분이다. 무조건 17시 30분 이전에 업무를 종료하고 퇴근한다. 집에 도착하면 18시 어간이 된다. 아내가 줌(ZOOM)으로 화상회의 일정이 있으면 딸과 산책을 한 시간 정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내와 함께 딸에게 저녁을 먹인다. 그리고 레고 등으로 놀아주기를 시작한다.


20시가 되면 우리는 다 함께 샤워를 시작한다. 아이를 씻기고 나와서 로션을 발라주고 옷을 입히고 나면 아내가 샤워를 마무리하고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침대로 가서 눕고 아이를 재운다. 아이가 빨리자면 30분 정도가 걸린다. 그렇지 않으면 밤늦게까지 잘 듯 말 듯 하다 보면 새벽이 될 때도 있다.


아이가 자고 나면 아내도 그렇지만 나 또한 여유시간을 갖게 된다. 여유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무수히 많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무언가를 할 만큼 충분한 날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아이와 함께 자게 된다.



레고를 좋아하는 해도

아내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나는 출근하기 전, 그리고 퇴근하고 나서도 육아를 상당한 비중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중 내가 육아를 하고 있는 시간을 따지면 몇 시간 남짓임을 깨달았다. 그것도 대부분 단순한 집안일이었고, 아이와 공간적으로 함께 하는 시간은 정말 몇 시간 되지 않았다.


최근, 아내가 교수님들과 화상회의를 평소보다 길게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나는 아이와 함께 거의 3시간을 내리 함께 있었다. 처음에는 몇 시간이 되었든 별 무리가 안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는 혼자 아이를 케어하기 시작한 2시간 만에 큰 착각임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무언가를 계속 필요로 하고, 나는 그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몸을 움직여야 할 때도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말 쉼 없이 육체를 움직여야 하고 정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2시간 만에 알게 되었다. 아내가 그동안 나에게 불평불만을 한 것은 순전히 거짓말이었다.


아내는 힘들다고 했지만, 나는 힘들다는 표현은 정말 겸손하고 자제 있는 표현이라 생각했다. 도저히 몇 시간을 연속해서 혼자 아이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론 하루 이틀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1년 넘게 이러한 육아환경을 마주한 아내를 생각하니 정말 존경스럽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아내는 정말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얼마나 힘들었을 것이며 얼마나 외롭고 허무했을까 싶다. 그런 마음에 대한 표현을 나에게는 정말 그저 조그마한 불만을 늘어놓는 것으로 해소했을 것을 생각하니 아내를 더욱 생각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결심했다

지금껏 나는 몰랐다. 혼자 육아를 하는 것은 나 자신을 완전히 버려야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는 내가 나설 차례다. 아내의 힘듦을 줄이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조금의 여유를 찾아주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육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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