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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선물로 뭐 하세요?

의미 있는 선물하기

by 해피가드너

해피 가드너가 전하는 포토에세이#4


한 달에 한번 부부가 만나는 모임이 있는데. 음식은 공동으로 준비하고, 장소로 쓰이는 집만 돌아가면서 제공한다. 상황에 따라 음식을 한꺼번에 주문하기도 하고 , 가정마다 한 개씩 정해서 만들어가기도 하는데 서로 부담이 없으니 다들 좋아한다. 이번 달에 모이는 집에서는 음식은 다 준비했으니 디저트만 하나씩 가져오라고 해서 난 과일을 하기로 하고 과일컵을 만들었다. 각종 과일을 준비하고 정원애서 아직도 한참 꽃 피고 있는 한련화로 장식을 했다. 한련화는 식용 허브여서 샐러드나 장식용으로 많이 쓰이는 꽃이다. 평범한 과일에 꽃 하나를 올렸 을 뿐인데 다들 예쁘다고 칭찬을 했다.


20220910_182153 1.jpg 과일컵에는 한련화 꽃으로 마무리


과일만 하기엔 조금 서운한 생각이 들어 정성이 담긴 꽃 카드를 만들기로 하고 그 집 부부의 삶을 생각해봤다

보통 가정과는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아름답고 멋지게 사는 부부이다. 아내는 치과의사로 열심히 일하고 남편은 전업주부 이다. 아들만 둘을 두었는데 태어나서부터 대학 다니는 지금까지 남편분이 거의 키웠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옷을 깨끗이 입히고 교육을 도맡아 했다. 결혼한 해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한번 아내의 화장대에 꽃바구니 를 놔주고, 퍼즐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가족여행 간 곳마다 여행지 퍼즐을 산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가족이 함께 맞춘다 고 한다. 그렇게 맞춘 퍼즐을 날짜와 연도를 기입 헤서 복도의 양 벽면에 붙여놓았는데 가족의 역사를 볼 수 있어서 뭉클 했다.



20221009_160823.jpg 벽면을 꽉 채운 여행지 퍼즐


그뿐만이 아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내를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고구마 감자 같은 건강스낵도 준비한다. 우리가 가끔 어떻게 여자들보다 잘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그는 오히려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소소한 행복을 다 누렸지만 아내는 밖에서 돈 버느라 그런 기쁨을 모르고 지냈다는 거다. 아들 둘과 지내며 느꼈던 충만한 감정에 대해 온전히 감사한 모습을 보니 감동이 된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늘 고마워하고 존경을 표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지내온 시간들을 반추해보며 나는 두 분께 응원과 격려의 미니부케를 만들기로 했다. 어떤 스타일로 만들지를 구상하고 , 남자분에게는 라벤더와 안개꽃을 섞었다. 아내분에게는 화사한 정원표 말린 장미와 골든볼을 섞어서 만들었다. 올해 정원에 처음 심어 핀 장미는 겹겹이로 핀 꽃이 어찌나 예쁘던지 만개한 후 잘라서 말린 꽃들이다. 마무리로 살구색 벨벳 리본으로 줄기 들을 화사하게 둘러줬다


20221010_123007.jpg 정원 꽃들로 만든 2개의 미니부케



민들어진 미니부케는 home sweet home이라고 문구를 적어서 카드지에 인쇄를 한 후 붙여줬다. 집에 초대를 받고 방문을 하려면 선물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받을 사람이 부담스러운 선물은 하고 싶자 않아서 평소에도 와인이나 케이크, 생활용품 등을 선물했는데 가드닝을 하면서 부터는 집에서 키운 식물이나 말린꽃으로 소품들을 만들 수 있으니 좋다. 김춘수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선물에는 의미가 있다. 선물을 받을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의 기쁨이 된다. 나 또한 미니 부케 카드를 만들며 그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살펴볼 수 있었고. 감사와 축복을 담은 선물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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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0_121507 1.jpg 완성된 미니 부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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