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를 다 해놓으셨나 봐요/You may give

그녀는 가끔씩 자다가 복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신다/튀어나온 습성

by 해피걸

일요일 저녁 8시 50분.

막 잠들려고 하는데,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지?


그녀: "지금 통화할 수 있어요" "너무 늦은 건 아니죠?"

나: "아니요. 괜찮아요. 무슨 일 있으세요?"

막 잠들려고 했던 찰나였다.

굳이 그녀가 이 시간에 나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기에, 착한 거짓말을 했다.


갱년기 불면증으로 인하여 잠이 들려고 하면, 바로 잠이 들어야만 한다.

안 그러면, 꼬박 밤을 새울 수도 있는데... 아직도 소명에서 은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곧 은퇴를 명명할 것이다.


그녀:"Eczema가 뭐예요?"

나: 'Eczema요? 그것은 몸에 발진이 올라오는 거예요."

그녀: "왜 발진이 생겨요?"

나:"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래요."

그녀: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나: "그것은 본인께서 유전적으로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수도 있어요."


그녀: "정말 Eczema일까요?"

나:"발진이 어디에 생겼어요?"

그녀:"팔뒤꿈치 안쪽과 겨드랑이 안쪽으로요."

나:"아마도?"

그녀:"그럼 어떻게 해요?"

나: "일단 GP예약해서 한번 보여줘 봐요.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 대신 의사를 보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그동안 아침저녁으로 보습제를 발라보세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이것은 예전에 저에게 간호사가 추천해서 실천했는데요.

Hand Tower 같은 작은 타월을 따듯한 물에 넣고 짜서, 발진이 올라오는 부분에 얹어 놓은 후, 땀구멍이 열린 상태에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세요. 자주 할수록 효과가 있어요. 물론 아침에 샤워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아침에는 샤워하고 바르시고, 저녁에는 제가 알려준 방법으로 하시면 괜찮아지실 거예요. 수시로 해주시면 괜찮아질 실 거예요"


그녀:"보습제는 어떤 것을 사요?"

나:"E45라는 건데요. 이것은 약국이나 대형슈퍼마켓, 부츠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조건 잘 주무시고, 잘 먹어야 해요"

나: "하루에 평균 몇 시간 주무세요?"

그녀:"8시간이요"

나: "그러면 잠은 충분히 주무시는 거니까, 잘 드시도록 하세요"


*딸이 생후 6주 만에 아토피로 인하여 괴로워할 때, 수간호사가 해결방법을 알려주어서, 그대로 따라한 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음. 왜인지는 잘 모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토피로 많은 고생을 하고 있음. 나의 경험상, 아토피는 발견즉시, 되도록이면, 빨리 해결해야 함. 자칫 방치하거나 늦게 해결하려고 하면, 치료하기가 힘든 것 중의 하나임. 물론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나는 말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주절거리지 말라며 끊임없이 나 자신을 타일러야 했다.

"말을 천천히 해라. 그녀가 한자로 된 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므로, 쉬운 말로 해드려야 한다. 그리고, 너무 내 말만 해서는 안 된다.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드려야 한다."

그녀는 한국을 떠나신 지 워낙 오래되셨기도 하고, 불어를 사랑하고 잘하시며, 영어도 참 잘하신다. 그래서 한국어는 말하는 것과 듣는 것에서 조금 서투시다.


그녀: "직업은 구하고 있어요?"

나:"아니요. 문제 많은 90년 된 집 때문에 아직은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녀:"노후준비를 다 해놓으셨나 봐요?"

팩폭을 날리셨다.

그녀는 워낙 성실하시고, 지혜로우셔서, 노후준비를 재정적으로도 완벽하게 해 놓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67세까지 일하실 것이라고 한다. 그녀의 건강한 신체가 부럽다.

은퇴 후에는 가끔씩 프랑스의 따듯한 지방에 가서 한달살이를 할 계획이시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벌써 2~3년 전부터 영국에서 차량으로 4~5시간만 가면 프랑스에 도착할 수 있는 런던 근처로 이사를 가기 위하여 철저히 준비하고 계시다.


그녀:"그동안 한국에 가서 노후준비도 하지 않고, 도대체 뭐 하셨어요?"

아주 팩폭을 날리셨다.

그녀는 그녀의 부모님으로부터 명석한 두뇌와 건강한 신체를 물려받으셨다.

나:"그놈의 소명을 하느라고요. 남편도 나도 그런 사람들이잖아요"

그녀:"아하~ 그렇죠"

마침내 그녀가 이해하셨다.


그녀와의 대화를 끝낸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그녀의 철저한 노후준비를 마친 것보다, 92세의 친정아빠와 85세의 친정엄마가 건강하게 살아계심이 더 부럽다. 두 분은 연로하신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지병이 없으시다고 하셨다.

나는 그녀가 타고난 부모복이 부럽다. 특히 신체적인 건강이 무척 부럽다.

젠장ㅠㅠ 이곳에 도착한 후, 나는 나의 주위에 계신 모든 분들을 부러워하는 부러움 병에 걸려버렸다.


튀어나온 습성: "You may give me the me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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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2시:

딸의 17살 생일점심을 먹기 위하여 시내에 나갔다.

이곳은 내가 남편과 함께 한번 왔었는데, 꽤 괜찮은 곳이었다.

분위기와 맛, 그리고 가격도 적정했으며, 특히 직원서비스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남편이 직원의 서비스에 대한 감사로 팁을 드렸던 곳이었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칼바람이 불어 제치고 있었다.

현재 이곳은 일주일 무지 춥고, 일주일은 마일드한 날씨가 번갈아서 계속되고 있다.

느긋한 토요일을 선호하는 딸을 위하여 시내에 나와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다.

집에서 차로 오면, 겨우 10분도 안 걸리는데,

다운그레이드된 삶으로 인하여 버스를 타고 와야 하므로, 일찍 출발했더니, 몸이 꽁꽁 얼어붙었다.


우리가 첫 번째 손님이었다.

토요일은 보통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딸의 생일점심이라고 했더니, 전화로 예약을 잡아주셨다.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겹겹이 싸맨 모자와 스카프, 겉옷을 벗고 있을 때,

직원이 오셨다.

그 직원은 저번에 왔을 때 계셨던 분은 아니셨으나, 무척 아름다웠다.

레스토랑의 테이블들은 전부 손님을 맞을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로 세팅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직원께서는 즉시 우리에게 달려오셔서,

우리에게 메뉴판을 내미셨다.

원래 손님이 많으면, 메뉴판을 주신 후, 직원은 다른 손님들을 서빙하신다.

그런데, 그날은 우리가 첫 번째 손님이다 보니, 직원분께서 옆에서 서서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정신없이 옷을 벗으며, 옆에서 서서 계시는 직원분에게

"You may give me the menu"라고 말해버렸다.

아차! 싶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건데ㅠㅠ.

"Can I have the menu, Please?"라고 했어야 했는데ㅠㅠ.

말은 이미 튀어나왔고, 주워 담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 늦었다.

튀어나온 습성!

만일에 내가 정신없지 않았다면, 제대로 정중하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또한 한국말이었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서 늘 딸에게 쓰던 습성이 튀어나와 버린 것이다.


You may라는 표현은 집에서 딸에게 쓰는 단어이다.

그럴 때마다, 딸은 "여왕이세요!"라며 핀잔을 준다.

딸이 사춘기가 된 후, 나에게 도전하기 시작한 후부터 이 단어를 쓰며, 나의 강한 자아를 찍어 누르고 있다.


특히, 딸이 하고자 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 눈앞에서 진상을 부릴 때마다,

하프타임을 두기 위하여 내가 개발한 것이다^^.

나는 딸에게 " You may go to your room"로 말한다.

딸의 자아가 공고해질수록, 내가 쓰는 표현은 더 자주 사용된다.

"나는 성인이다. 나는 딸보다 40년 더 살았다"를 외치며, 나의 자아를 다스리지 않으면, 나는 딸과 평생 잊지 못할 악담을 쏟아낼 수도 있기 때문에... 에니어그램 8W 7은 너 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막가파적인 성향이 강하다.


특히 한국말로 하면, 더 험악한 단어로 딸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입에 제갈을 물리듯, 영어를 사용한다. 그것도 아주 형편없는 콩글리시 영어로 그 대신, 조금은 유머스럽게...

"나는 여왕이다. 너는 평민이다, 그러므로, 여왕처럼 말해야 한다^^"등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아마도 이 일은 두고두고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딸은 "내일 아빠에게 이야기해야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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