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I come in?

너를 위해 기도할께(I will pray for you.)

by 해피걸

월요일 아침.

마침내, 딸의 17일(주말포함) 동안의 터홀리데이방학이 끝났다.

아침부터 시속 35 킬과 비바람이 불어 제켰다.

딸은 하필이면 개학하는 날 날씨가 안 좋다고 투덜거렸고,

나는 딸에게 그럼 우산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속으로는 "아싸! 점심밥 안 해도 된다"라며 씩 웃었다.

지랄맞은영국날.jpg 이스터방학이 끝난 후, 강풍과 비가 내리고 있는 아침 풍경

어젯밤에는 특히 잠을 설쳤다.

저번주 토모코와의 일이 떠올라서였다.

또다시 한가해졌나 보다.

염려하고, 되새김질하고 있다.


저번주 금요일:

미국 샌프란스코의 랩으로 보내졌던 토모코의 유방암 조직세포검사가 나왔을 것이다.

그녀는 유방암 조직을 제거한 후, 복부지방으로 유방복원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감사하게도 그녀의 유방암은 주변조직이나 림프절로 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유방암의 종류가 어그레시브 한 3기로서 추후 또 다른 암이 성장하고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사가 가능한 곳으로 조직세포가 보내졌고 결과가 나왔다.


그녀의 현관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거실의 레이스커튼을 젖힌 후,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의 얼굴이 밝다.

좋은 소식인가?

그녀는 현관문을 열었다.


나: 검사결과 나왔어?

그녀:Chemotherapy(항암화학요법)을 해야만 한데."

나:"......"

그녀:"......"

우리는 그렇게 아주 짧게 아무 말이 없었다. 단지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어떡하냐ㅠㅠ"

그녀:"뭘 어떡해ㅠㅠ, 하는 수 없지ㅠㅠ"

갑자기 차가운 봄바람이 나의 얼굴을 때렸다.

하아ㅠㅠ

현관문밖에 서서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나:"Cam I com in?"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향적이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극혐 하는 일본인의 특성상, 내가 적극적으로 집안으로 들어가기를 말하지 않으면, 결코 나는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녀의앞마당.jpg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그녀를 닮은 앞마당

그녀가 잠시 멋칫거렷다.

속으로 "싫은가?"

그녀: "잠시만 기다려 줄래? 옷 갈아입고 나올게'

나:"왜? 멀쩡한데??"

그녀: "아니야, 옷 갈아입어야 돼"

다시 현관문이 닫히고, 나는 잠시 그녀의 작은 앞마당을 둘러보았다.

그녀를 닮은 미니멀한 앞마당을 바라보며 그녀가 다시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렸다.

그녀를 닮은 창문가에 있는 미니처정원.jpg 그녀를 닮은 거실창가에 놓은 미니쳐 식물들

여느 때처럼, 그녀는 나를 거실에 놓인 작은 다이닝테이블에 앉힌 후, 차를 마시겠느냐며, 주방으로 향했다.

그녀가 커피(스트레스상황에서는 홍차보다는 커피가 필요함. 정신을 집중하기 위하여)를 만드는 동안, 그녀의 거실창가에 놓인 미니쳐 나무들과 선인장을 보았다.

그녀와 무척 닮았다.


나: "괜찮아?"

그녀: "괜찮아."

나: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래?"

그녀: "나도 몰라. 이틀 전에 전화가 왔는데, 검사결과가 나왔고, Chemotherapy를 해야 한다고만 했어."

그녀:"아직 전문의를 만나지 못했어. 아마도 다음 주에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나: "왜? Chemotherapy를 해야 하는 거야?"

그녀: "나의 암이 어그레시브 한 에스트로갠호르몬 3기였잖아 그래서 추후 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에스트로갠호르몬이 몸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는 뭐 그런 항암화학요법을 3주마다 한 번씩 해야 한다고 하네."


나:"괜찮아?"

그녀: "아니, 안 괜찮아ㅠㅠ. 그런데, 어쩔 수가 없잖아. 그리고 감사해야지, 목숨은 구했으니까"

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뭐야?"

그녀: "살이 찐데ㅠㅠ"

나: "응???"

그녀: "왜 항암은 얼굴도 붓고, 탈모도 있고, 관절통증도 심하다고 하잖아ㅠㅠ"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그렇구나. 힘든 항암치료 중에 외형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여자에게는 굉장히 힘든 것이겠구나.

암을 겪어보지 못한 심리상담사가 암환자를 상대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다.


나:"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네ㅠㅠ"

그녀:"괜찮아. 앞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목숨과 관계된 일이 아니잖아"라며 그녀는 웃음 지었다.

내가 잠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하여 당뇨전단계진단으로 인하여 힘들게 3주 동안 식단을 조절했더니, 4킬로가 빠졌다고 하자, 그녀는 유방복원수술을 위하여 복부지방을 떼어냈기 때문에 똥배가 없어졌다며 아랫배를 보여주었다. 그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고, 그녀도 함께 소리 내어 웃었다.

아름답게핀풀또기꽃나무.jpg 2024년 4월 13일: 교회정문 앞에 핀 풀또기꽃나무: 미치도록 아름답다. 4월 고온현상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4일 동안 아름다운 봄날씨를 선보였다. 이번주부터 지랄 맞은 4월


나: "우리 이모가 항암을 하셔서 아는데, 주사를 맞았을 때, 처음 며칠이 가장 힘들다고 하셨어. 먹는 것도 힘드시고. 그래서 말인데, 내가 음식을 잘하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스턴트음식 싫어하는 딸 때문에 가끔씩 음식을 만들잖아. 그때, 너를 생각해서 조금 더 해서 가져다줘도 될까?"

그녀:"그래~ 그래도 돼"


나: "그리고 나 가끔씩 몸이 좋지 않을 때, 중국 슈퍼에서 구입한 한국산 삼계탕국물 내기를 넣고, 끓인 무늬만 닭고기 수르를 만들곤 하는데, 그때 너에게도 한 그릇 가져다줄까? 먹을 수 있겠니? 정말 맛은 없어ㅠㅠ"

그녀:" 나는 아무거나 잘 먹어, 고마워."


나:"그리고 ,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기도하는 것인데, 어떤 기도를 해줄까?"

그녀: "항암치료 후 조금만 아팠으면 좋겠어"

그녀: "그리고 조금 오래 살고 싶어"

나: "몇 년?"

그녀: "너무 오래 살고 싶지는 않아. 단지, 정년퇴직 후 몇 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어"

나: "그럼 네가 47살이니까, 20년 아니 25년 정도?"

그녀: "그 정도면, 나의 아들이 40살이 넘고, 자신만의 가정을 이루고 살게 될 것이고,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나: "그래! 이렇게 기도해 줄게. 첫째, 항암치료부작용이 덜하기를 둘째, 25년만 살게 해 주세요"

그녀: "응"


그 후, 나는 사회복지사로서 자세히 그녀의 재정상태와 그녀를 심리적으로 위로하고 지지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있는지 파악한 후, 그녀의 집을 나섰다.

2024년 찬란한 봄이 시작될 5월, 그녀는 항암치료를 시작할 것이고,

나는 항암주사가 그녀에게 잘 맞아서 부작용이 덜하기를 기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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