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이제는 마을이 조용해졌다. 우리도 이제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난관이 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건 숲 속 캠핑장이라서 나무와 자연을 최대한 살려서 진행하려다 보니 캠핑장터에 공사장비가 들어갈 수가 없다. 판다님은 그동안 닦은 솜씨로 혼자서 해보겠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혼자서 그 많은 걸 하다보면 힘들겠다 싶어서 걱정이 앞섰다. 뭐 당연히 잘하겠지만, 낮에는 일하고 퇴근해서 셀프로 하는게 쉽지 않으니 말이다.
관리동은 공사업체가 와서 짓고 계단과 데크, 그리고 카라반형 오두막은 직접 만들어야 한다. 나는 시작하기전부터 걱정되는데 판다님은 왠지 자신감이 넘쳤다~ㅋㅋ 관리동 도면도 직접 그리는 센스^^ 못하는 게 없는 판다님~뭡니까??? 공사 몇 번 더 하다 보면 집도 짓겠다고 할듯?!
관리동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부터 직접 만들어야해서 난관이었다. 아랫부분만 보강토로 계단을 만들어 주고 그 위쪽부터는 하나씩 만들어야한다. 험란한 여정의 시작이다! 땅을 파고 경계석을 옮기는 막노동이 시작되었다. 저 비탈을 모두 돌계단으로 채워야 하는데... 몇 개나 만들어야 할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러 번의 시도와 고민 끝에 땅을 파서 경계석을 놓고, 가운데를 흙과 파쇄석으로 평평하게 메우는 방법을 택했다. 가운데 사진의 기다란 경계석 무게가 어마어마해서 둘이 낑낑대고 들어다 올려놓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래도 하나씩 완성되어 올라가는 계단을 마주하니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
주말에는 내가 도울 수 있지만 주중에는 판다님 혼자서 계단을 올라가며 만들었다. 어두컴컴한 숲에 작업등하나 키고 밤마다 3개씩, 5개씩 쌓아 올렸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일하고 내려오면 밥맛도 없다고... 맥주나 막걸리 한사발로 끼니를 때웠다. 내가 올라가서 밥을 해줄 수도 없어서 조금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캠핑장을 완성 해 나가는 걸 다른 사람들은 알까??? 내 손으로 하나씩 만들어간 장소라는 걸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쓰기도 한다. 정말 피, 땀, 눈물로 만들어진 우리의 보금자리다! 그리고 앞으로 오게 될 당신들의 쉼터이다!
너무 무거운 경계석 사이즈를 조금 줄이고 밤마다 공사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계단 작업속도가 늘었다. 하루를 마치고 작업한 사진을 인증숏을 보내며 자랑을 하는데... 참 책임감있고 대견한 남편이다.
이제 계단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 주가 지나고 양평에 가보니 그 많은 걸 혼자서 다 만들어놓았다. 내가보기에도 이렇게 좋은데 만든 본인은 오죽 뿌듯할까? 다행히 보리가 옆에서 응원하듯 늘 아빠옆을 지키고 있어서 외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조명까지 달아놓으니 제법 분위기도 괜찮아졌다. 주경야공사의 보람이었다. 이젠 계단공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으니 다음번에는 캠핑장터 정리작업이다. 나무정리와 제일 큰 공사인 데크 공사가 남아있다. 그래도 매주 하나씩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캠핑장 공사일기를 쓰며 우리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서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 될 것 같다. 판다님~ 몸도 챙겨가며 쉬어쉬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