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쓰기 모임에서 금요일은 공통글쓰기로 '요즘 나의 재미는?'이라는 주제가 정해졌다. 요즘 뭐가 재미나지? 한번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요즘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생각해 보면, 작년에 퇴사하고 벌린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바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나는 바쁘지만 재미있다. 예전보다 할 일이 더 많은데 신이 난다! 왜일까? 그렇다고 예전의 삶이 싫거나 안 좋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하루하루 신나는 일들이 생기는 게 신기하다.
제일 좋은 건 바로 늦잠이다. 오후에 발달센터를 출근하다 보니, 11시까지 뒹굴거리며 게으름을 피울 수 있어서 좋다. 그렇다고 11시까지 내내 자는 건 아다 아침에도 뒹굴대며 여러 가지 일은 한다. 새벽 6시에 눈을 감은채 딸을 깨우러 방으로 가서 "ㅇㅇ아, 일어나, 6시야!"라고 고함을 치고는 다시 침대로 들어간다. 30분쯤 후에 또 한 번 둘째를 깨우러 간다. "이제는 진짜, 일어 아야 해!"라고 깨우곤 아침을 차려주러 주방으로 향한다.
간단히 아침을 차려주고는 침대로 다시 쏙 들어갈 때 느낌이 참 좋다. 여느 때처럼 나도 출근준비하며 애를 깨우면 바쁘다 보니 짜증 도나고 화도 내는데, 지금은 마음이 여유로움 때문인지 여러 번 깨우러 가도 힘들어서 못 일어나는 딸이 안타까울 뿐이다.
포근한 침대로 들어가서 잠이 들면 드는 대로, 그렇지 않으면 머리맡에 놓아둔 패드로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즐겁다. 아침시간에 이렇게 뒹굴거리는 것이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참 좋다. 잠이 안 오면 책상에 앉아 아침필사를 하기도 한다. 그럼 아침부터 왠지 부지런해진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온다.
새벽같이 출근하는 남편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아침에 뒹굴거림과 여유로움이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한다. 대신 오후에는 바쁘게 일하고 저녁에는 강의준비와 새벽까지 작업을 하니 이해해 주시길;;
주말이면 무지막지한 노동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주말이 빨리 오기를 늘 기다린다. 오늘은 어디를 작업할까? 조경은 어떻게 할까? 땅을 정리하고 무슨 꽃을 심어서 예쁘게 꾸밀까? 상상만으로 행복감이 밀려온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주말이 기다려진다. 그게 힘든 노동일지라도... 남편도 이런 마음일까? 무거운 돌을 나르고, 나무를 날라서 기둥을 세우고 힘은 들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이 느껴지는...
요즌 나의 일상은 늦잠도, 글쓰기도, 강의도, 주말노동도 모두 즐겁고 재미있다. 행복한 일상이 오래도록 지속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