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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말 고운 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습니다

by 공감의 기술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 사디 고레스탄 -



인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말을 주고받는 유일한 피조물이죠.

옹알이를 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재잘거리는 단계를 지나면 말을 완벽히 구사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청산유수처럼 막힘이 없는 경지에 이르기도 하죠.




말 한마디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잘했다는 칭찬 한마디에 뿌듯해합니다. 고생했다는 수고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고요. 고맙다는 감사 한마디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기운 내자는 격려 한마디에 없던 용기를 냅니다.

불만 한마디에 일말의 애정이 싹 가시고, 불평 한마디에 짜증이 납니다. 칭찬 한 마디,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으면 괜히 헛짓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찜찜합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합니다.

희망을 잃은 채 자포자기로 살아가던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축 처진 어깨, 갈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도 있습니다.

악의적인 비판은 근근이 버티던 희망을 꺾어버리고 생존 의지마저 상실케 합니다.

원색적인 비난은 소름 끼치는 두려움에 밀어 넣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말은 바르고 고와야 합니다.

철부지 어린아이의 조그만 입에서 욕설이 나오면 깜짝 놀랍니다. 욕설보다 아이의 장래가 걱정됩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의 입에서 거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면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가정교육은 제대로 받았을까?' 혀가 차집니다.

장성한 청년, 흰머리 희끗한 중년이 입에 욕을 달고 있으면 상종하기 싫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쉬운 이 험한 세상에 욕설이라니, 욕하는 사람에게 인격은 없어 보입니다.

어릴 때부터 바른말 고운 말을 써라는 가르침이 그르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말은 소통입니다.

어려운 말도 필요 없고 온갖 미사여구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하는 바른말, 배려하는 고운 말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말을 많이 하지 마라고 해서 혼자 꾹 참고만 있으면 마음의 병이 생깁니다.

해야 할 말을 하다가 감정에 휩쓸리면 의도와 달리 성격 나쁜 인간으로 매도당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말이 많으면 본질이 흐려집니다.


말에는 절제가 필요합니다.

인간이기에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이 많으면 사고가 생기고 말 때문에 탈이 납니다. 하지 않아도 될 말로 괜한 오해를 사고 이미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어 수습불가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말 때문에 신의를 잃고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혀 한번 잘못 놀렸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은 인격입니다.

'벙어리의 혀는 거짓말의 혀보다 낫다'라는 터키 속담이 있습니다. 거짓보다는 침묵이 낫습니다.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나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보다도 못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갑니다. 말하기 전에는 내 입만 조심하면 되지만 일단 말에 발이 달리면 뒷감당은 어렵습니다. 말 한마디에 신중함이, 말 한마디에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으려면 신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의 인격이 천냥 빚을 갚습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니 말하기 전에 생각해서 하라는 의미입니다.

따뜻함이 전해지는 말, 심금을 울리는 말, 상처를 보듬어 주는 말, 기운을 내게 하는 말, 사랑이 넘치는 말, 험한 세상에 용기가 되는 말.

말은 아름다움입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기, 바른말 고운 말 하기, 배려하는 마음으로 말하기.

말의 품격입니다.

품격 있는 말, 품위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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