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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Mar 08. 2021

친구가 건넨 자신감 한 마디, "에라, 모르겠다"

자신감

 보기엔 나랑 별반 차이 없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늘 자신만만합니다. 객관적으로 따져봐도 지나 나나 도진 개진에 오십 보 백 보. 그런데도 친구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입니다. 어떤 때는 고민도 별로 하지 않고 시작부터 하는 행동을 보며 놀라기도 합니다.

 부족한 게 너무 많아 머뭇거리며 자꾸 움츠려 드는 나와는 정반대입니다.


 이 친구는 걱정거리도 없어 보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걱정은 없을 수 없는 법, 이 친구도 사는 게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큰일이 닥치면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만 몇 번 봤을 뿐,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표정은 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 걱정하는 걸 멈추는 비결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친구에게 걱정거리가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친구는 '도리도리'를 한답니다. 어린아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인 도리도리가 머릿속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걸 털어내는 방법이라나요? 게다가 그 친구가 걱정이 생기면 잘하는 말이 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내 근자감이 어디서 오느냐고?"

 혹시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가 싶어 친구에게 매사에 자신감을 보이는 비결도 함께 물어봅니다. 친구는 자신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불확실성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일 때 일단 시작하는 태도가 자신감이라고 합니다.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계획만 잔뜩 세우고 위축될 바엔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한걸음 나아가면서 상황을 냉철하게 대처하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감은 자기 확신이자 타인에 대한 확신, 나아가 세상과 삶에 대한 확신으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에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건 자신감도 연습으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는 거야!"


 "에라, 모르겠다."

 근자감인 줄 알았던 친구의 이 말을 듣고 처음엔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듣고 나서 친구의 행동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한 계획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계획이 아무리 좋아도 노력이 없다면 달성할 수 없습니다. 계획이 척척 들어맞아 그대로만 되면 남들보다 앞서서 결과를 내니 금상첨화입니다. 하지만 변수는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 일을 해나가면서 변수에 맞서고 해결하는 자세가 걱정을 줄이는 방법이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많이 부럽기도 합니다. 걱정을 멈추고 도전하는 방법, 생각이 어두워져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기 전에 빠져나오고 싶다면 '에라, 모르겠다.'라는 정신으로 일단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는 감정이자 용기에 포함되는 감정입니다. 자신감이 많은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든 대범하게 행동하기에 결과의 도출이 빠른 편입니다. 설령 결과가 좋지 않아도 금방 긍정적으로 바뀌니 혹자는 '자신감이 전부다'라고 말합니다. 자신감을 잃어 평소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망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봐왔습니다.


 비가 쏟아질 때 비를 막아주는 우산처럼, 자외선이 뜨거울 때 차단하는 차양처럼 우리에게 쏟아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을 막아주는 자신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막아주는 모자처럼 위축될 때는 자신감을 챙겼으면 합니다.

 전염병으로 두려움이 많은 요즘 우리를 지켜주는 마스크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피곤한 하루입니다. 할 일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그러면 '에라 모르겠다. 커피나 마셔야겠다.'라며 잠시 마음을 진정시켜봅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조금 지나면 닥치는 대로 해내고 있을 테니까요.

 살면서 어떨 땐 '에라 모르겠다' 정신으로 부딪혀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자 자신감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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