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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Mar 10. 2021

신(神)의 눈치는 그만 보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조급함

 기껏해야 찰나의 인생, 먹고살기도 빠듯한 삶에 지친 인간이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사람이 왜 사는지 모른 채 언제 죽을지도 모르면서 돈 한 푼에 쩔쩔매는 자신의 신세가 불쌍해 보였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을 만난 인간이 이렇게 묻습니다.

 "신이시여, 당신에게 1억 년이란 무엇인가요?"

 인간의 질문에 신이 심드렁하게 대답합니다.

 "그저 한순간일 뿐이지."

 신의 대답에 인간은 한숨을 내쉽니다. 한순간도 안 되는 인생인데 이리도 바둥거리며 살아야 하나 싶습니다. 그리곤 힘없는 목소리로 질문을 이어갑니다.

 "그러면 당신에게 1억 달러는 무엇인가요?"

 신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합니다.

 "고작 한 푼에 불과하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인간은 머리에서 불이 번쩍거립니다.

 '옳거니, 됐다. 기회는 지금이다'라고 생각한 인간이 신에게 간절하게 부르짖습니다.

 "오, 신이시여. 그럼 저한테 한 푼만 주시면 안 될까요?"

 신이 너그러운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그럼, 당연히 되지. 한순간만 기다리게나."


 이 이야기는 아인슈타인이 가장 좋아했던 농담이라고 합니다.

 신에게는 그저 한순간, 고작 한 푼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한순간이 전부이자 한 푼으로 겨우 먹고사는 처지입니다. 그러니 하루 바삐 성공하고 싶고 하루라도 빨리 돈 많이 벌어 잘 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기도 합니다.  



 '신은 인간을 채찍이 아니라 시간으로 길들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급해지면 서두르게 되어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하지 못합니다. 조급함은 자제력을 잃게 만드니까요. 여유를 두고 냉정하게 심사숙고했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곤란도 겪습니다.

 음식을 너무 빨리 삼키면 음식의 진짜 맛을 알지 못하고 자칫 체할지도 모릅니다. 요리를 할 때 조급함이 최대의 적이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하듯이 인생은 많은 시간을 써야만 얻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얻는 그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내하면서 말이죠.  


 인생은 미지와 불확실성을 견뎌야 하는 여정입니다.

 인생은 어디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시간의 연속입니다.

 아무리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기다리는 시간은 답답하고 초조하고 괴롭습니다. 그 기다림을 견디지 못해 섣부른 행동을 하고, 기다림이 끝난 줄 착각하여 일을 그르치기도 합니다.

 반면 끝까지 인내하는 기다림의 시간 동안 더 단단해지는 인생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기다림은 간절함이요, 희망이기도 합니다.

 성급한 열정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참아낼 줄 아는 인내가 위대한 인간을 만듭니다.  


 조급함은 신의 눈치를 보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신의 눈치는 그만 보고 느리게 가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한순간에 불과한 인생인데 빠르고 느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에는 정해진 길도, 정해진 답도 없으니 말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1년의 시간이 견뎌야만 일어서서 걸을 수 있듯이 느림을 통해 비로소 인간은 주체적으로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느림이란 삶과 자연의 이치를 오롯이 일상에서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신의 눈치를 보며 쫓기듯 살지 말고요, 신이 길들이는 시간 동안 인내하며 단단해지다 보면 누가 압니까? 그저 한순간에 고작 1억 달러가 들어올지 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허무맹랑하게 큰 꿈인가요?

 그렇다 하더라도 신의 눈치는 그만 보고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 따라 인생은 분명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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