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대신 토닥토닥

by 공감의 기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하는 걸 보면 일은 쉽게 쉽게 처리합니다. 다소 무리한다 싶을 만큼 과감하게 시도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늘 결과가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스트레스 때문에 그리 힘들어하지도 않습니다.

주위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 사람들을 보면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그건 후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후회란 과거에 잘못한 일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한탄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살면서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인간이 느끼는 과도한 후회는 현재의 삶을 갈아먹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부정적 감정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늘 후회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후회는 어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요.

우리는 언제 후회를 많이 할까요? 살면서 후회되는 순간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어릴 때의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런 마음은 성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기대에 부흥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무리한 요구가 있어도 내가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맞추면서 말이죠. 그러다 보니 내 인생인데도 내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나이 들수록 생기는 후회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상처 주기 싫어서, 사회에서 소외되기 두려워 도움도 안 되는 모임이나 불쾌한 만남도 정리하지 못하고 끌려다닐 때가 많았습니다.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생깁니다. 어차피 모두와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면 말입니다.


연말연시가 되면 점집을 가고 아침이 밝아오면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곤 합니다. 절대적으로 믿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미래를 알고 싶은 마음입니다. 특히나 확실한 근거도 없는데도 오지 않을 미래 일로 고민하며 불안에 떨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감정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걱정하는 시간 대신 다른 일을 했더라면 훨씬 삶이 나아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빠지지 않는 후회입니다.


어딜 가나 나서지 말고 적당히 묻어가는 처세가 무난하다고 합니다. 괜히 나섰다가 뒤통수 맞지 말고, 너무 뒤에서 따라갔다가 내 앞에서 끊기는 황당함도 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순간이라도 열정을 불태우며 쏟아부은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주어진 환경이 전부라고 여겼던 안일함으로 최선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는 후회가 듭니다. 최선을 다했더라면... 늘 남는 후회입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그때 만약 이렇게만 했더라면...'

'그때는 왜 그리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한심한 행동을 했을까?

'그때 좀 더 잘할걸'

진한 여운을 남기게 하는 이 말들은 누구나 경험했고 지금도 하고 있을지 모르는 후회의 모습입니다. 어제나 오늘도 되풀이하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이제 다시는 후회하지 말아야지'하는 굳은 다짐을 수없이 했습니다만 일상 중에도 불쑥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자기 전에도 불현듯 밀려와 이불 킥을 날리게 하고요.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한 들 아무 소용이 없는 줄 알면서도 후회라는 녀석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파도처럼 왔다 갔다를 계속합니다.

끊임없는 후회는 독과 같다고 합니다. 후회를 하다 보면 이처럼 생각이 반복되는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되고 결국 자신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뿐이니까요.


아무리 후회를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일,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예전에 실수로 일을 망친 일, 별거 아닌 자존심 때문에 떠나보낸 소중한 인연이나 어영부영하다 놓쳐버린 천금 같은 기회까지 백 번 천 번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마음만 아프고요, 감정을 휩쓸려 지금 이 순간도 허비하고 있습니다. 그럴 바엔 그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다짐하고 지금 내 주위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현명한 처사입니다.

지난날을 후회하고 지금을 또 후회로 보낸다면 나중에 또 다른 후회를 불러올지도 모르니까요.


잘했던 못했던 끝까지 해낸 일보다는 제대로 끝내지 못한 일, 그러니까 도중에 그만둔 일이 더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괜히 했다'라는 일보다는 '할 걸 그랬다'라며 자꾸만 밀려드는 아쉬움이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 후회라고 합니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평생 기억에 남는 것과 같은 이치일까요? 마치지 못한 일은 마음속에 늘 찝찝하게 남아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어쨌든, 결과가 어찌 됐든 끝을 보는 게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을 겁니다.




일을 쉽게 해결하고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친구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이런 말을 합니다.

"오히려 실수할 수도 있고 잘못 선택할 수도 있고 운이 나쁠 때도 있는 게 인생 아냐? 어떻게 매번 성공하고 옳은 선택만 할 수 있겠어? 설령 실수하면 그래서 손해를 볼 때도 있는 거고, 그러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기는 게 인생이지."라고요.


그리곤 자신의 어깨를 셀프로 토닥토닥하며 말합니다.

"세상 일은 아무도 몰라. 후회될 때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며 토닥거려줄 줄 알아야 해. 나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존재가 나라면 그건 너무 괴롭지 않아?"


늘 모든 게 잘 풀릴 수는 없습니다. 늘 모든 게 잘 된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고 비현실적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후회 대신 셀프로 토닥토닥, 일 마치고 손을 탁탁 털고 나면 개운해지듯 후회도 가뿐하고 후련하게 털어 버립니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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