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되라고
꼭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다.
나 혼자 뭐라도 되고 싶어 안달이 났을 뿐.
난 지금 이전에 나를 알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만큼 아무것도 안하고 있고 그 무엇이 될 생각도 없다.
사회적 성취에 대한 비정상적인 갈망을 내려놓고, 그저 한 남자의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로, SNS로 즐겁게 소통하는 보통의 관종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를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여전히 내 곁에 존재한다.
이상하지.
간절하게 뭔가를 이루고 싶었을 때보다
지금의 삶이 더 만족스럽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하루하루 그냥 저냥 살아가는 것이 즐겁다.
어쩌면 나는 원래 이렇게 느긋하고 여유로운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