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몸이 너무 안좋았어요.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몸살기운도 있었고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속도 안좋고 .. 며칠을 앓아누었네요. 지금도 썩 상쾌하게 좋진 않아요. 빨리 회복해야 할듯합니다.
누워있는 동안 창밖에 비가 내립니다, 빗방울을 보니 아픈 몸과 마음이 웬지 서글퍼지기도 하고.. 반대로 많이 아프지?하며 비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비가 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리는 빗방울에 감성도 촉촉해집니다. 라디오를 들으면 비가 오는 날 청취자의 신청곡들과 사연들은 ‘창밖에 비가 오는데 차 한잔과 이런 음악을 듣고 싶다’거나 ‘비가 와서 기분도 축~가라앉는데 이런저런 음악으로 기분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등 청취자들의 마음 속 이야기들 많이 들었어요.
비가 오는 날이면 특히 저는 운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
차 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비오는 거리의 정취를 느끼죠. 이 때 차안에서 듣는 음악들은 더욱 낭만적이고 순간의 피로을 잊게 해주는 것 같아요.
1. 에릭 사티:
<짐노페디> 1번 ~3번
- Erick Satie <Gymnopedies> no.1~3
에릭 사티 (1866-1925)는 프랑스 작곡가인데요. 작곡가로서도 유명하지만 한 명의 여인(수잔 발라동)만을 사랑하고 그 여인이 그의 곁을 떠났는데도 그녀를 잊지 못해 다른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오로지 그녀만을 생각하며 살다 죽은 아주 지고지순한 남자입니다.
여성의 입장으로 본다면 정말 로맨틱한 남자라며 생각될 수 도 있겠죠? 그래서 그런지
그가 작곡한 음악은 다정다감하게 다가옵니다.
프랑스를 생각하면 우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개선문 그리고 샹송이 흐르는 파리의 예술가들의 거리, 몽마르트르( Montmartre)언덕이 떠오르는데요. 우리가 알고있는 화가인 고흐(1853-1890), 피카소(1881-1973), 르느와르(1841-1919)등이 이 언덕에서 창작의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며 붓으로 명작들을 탄생시켰지요.
많은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들은 이 언덕에서 예술의 낭만적인 열정을 이야기로 꽃피웠으리라 상상됩니다.
그들은 지난 관습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움을 만들려 했고 비록 예술의 길이 돈으로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행복은 충만했습니다.
예술가의 꿈이 있는 이러한 몽마르트르 언덕. 한 카페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작곡가 중 한명이 바로 에릭 사티 인데요.
에릭 사티는 음악학교에 진학 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라고 학교에서 늘 지적을 받았고 결국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그만두었죠.
하지만 정통의 음악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에는 신비로움으로 특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 중 추천곡인 짐노페디는 그리스어로 “벌거벗은 소년들”이란 뜻을 가졌어요.
그의 작품을 보면 과다한 감정표현을 하지않고 , 장식음들 없이 아주 단순하게 작곡이 되어있는데요,
음악에 미니멀리즘(minimalism-단순하고 간결함을 강조하는 문화적 흐름)을 표현하였죠. 그러고 보면 짐노페디는 ‘벌거벗었다’라는 상징적인 제목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모두 3개로 구성이 되어있는 이 작품은 연주시간이 길지 않아요.
10분정도 소요되는데요.
1곡 느리고 고통스럽게(Lent et Douloureux)
2곡 느리고 슬프게(Lent et Triste)
3곡 느리고 엄숙하게(Lent et Grave)
라고 되어있는 피아노곡 입니다.
각곡의 지시를 보면 고통스럽고 슬픔이 가득한 작품인가 싶지만 막상 들어보면 단순한 멜로디와 1번 ~3번이 전체적으로 하나같은 통일성이 보입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피아노 건반의 선율이 하루 종일 내리는 비로 거리의 먼지들이 싹 쓸려 나가 깨끗해지는 것 같고 복잡한 생각들이 하나 둘씩 정리되는것 같아요.마음도 아주 차분히 가라앉지요.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들으시면서 내 주변과 생각의 번잡함을 정리하는 시간 가져 보면 좋겠어요.
슈베르트가 자신만의 큰 공연에서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곡이 바로 피아노트리오 이 곡인데요.
저도 어떤 공연을 할 때 프로그램의 피날레 곡은 제가 가장 자신있고 연주를 잘 하는곡으로 선택을 합니다. 슈베르트도 같은 마음이었을듯해요,
주로 가곡들을 많이 작곡하고 특히 현악4중주곡을 작곡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졌죠 (대표적작품: 현악4중주 13번 “로자문데”14번 “죽음과 소녀”) 근데 이 공연 프로그램 주인공은 바로 그의 피아노 트리오 작품이었어요 .
모두 4악장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작품은 특히 2악장이 클래식음악공연장에서도 많이 연주되지만 영화 속의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나와서 더욱 유명한 선율이 되었습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마지막 해에 연주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곡 2악장의 애뜻한 선율을 들으면 너무 젊은 나이 31살에 세상을 떠난 슈베르트의 죽음이 더욱 마음 쓰여지게 합니다.
처음 도입부에 피아노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리듬으로 시작되어 스웨덴 민요 (해가진다라는 곡)에서 멜로디를 따와서 저음의 첼로로 연주되는 부분은 아무리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일지라도 감정이 솟아 오르실거에요.
2악장의 선율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내안의 감정들을 끌어 올리는데요, 언제 하늘이 맑아지고 해가 나올지 모르겠는 어두운 하늘을 뚫고 하염없이 내리는 비처럼 내마음도 샘솟는 감성들로 하염없이 채워집니다.
하지만 2악장이 끝나고 3악장과 4악장을 보면 희망과 기쁨으로 열정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인생의 모습도 똑같은 거 같아요 , 우리에게는 반드시 어려움과 고통의 시간이 있지요. 하지만 그러한 시간들만 있지 않습니다, 반드시 극복의 시간이 있죠 , 그걸 알고 있기에 힘든시간도 견딜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거고요, 바로 그것이 희망일거에요.
지금 비가 내리더라도 곧 날이 좋아지고 구름사이로 햇님을 만날 테니까요^^
3. 요하네스 브람스
: 가곡 “비의 노래”
-J .Brahms "Regenlied"
독일의 시인 클라우스 그로트 (Klaus Groth,1819-1899)의 시를 가사로 해서 작곡가 브람스가 음악으로 만든 노래 인데요.
가사의 내용을 보면
"쏟아져라, 비여 물방울이 모래에 거품을 일으킬 때 나는 어린 시절 꾸었던 꿈들을 다시 떠올린다.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 들어가는 꽃봉우리처럼 영혼은 가슴을 활짝 열고 숨쉰다. 향기에 취한 꽃처럼 , 천국의 이슬에 흠뻑 젖는다....나는 이 달콤하고 촉촉한 빗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성스럽고 순수한 경외감에 부드럽게 젖는 내 영혼"
가사만 보아도 지금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을 거 같네요. 이 시를 보고 내면적 깊이를 음악에 표현한 브람스의 머릿속에는 많은 음악적 영감들이 내리는 빗물처럼 마구마구 샘솟앗을거에요
그리고 자신의 가곡인 “비의 노래 ”선율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J Bramhs Violin No.1 Gmajor,op.78-3)3악장의 멜로디로 사용했는데요. 이곡을 연주 할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협연을 하며 연주하는곡인데 ..
내리는 비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그 만큼 비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거겠죠.
노래속의 가사에서는 '쏟아지는 빗방울이 내가 꾸었던 꿈들이 생각나고 달콤하고 촉촉한 빗소리로 내 영혼이 부드럽게 젖어간다' 라는 내용이 마음에 쏙~ 와닿는데요.
우리의 아련하기만 한 꿈들과 감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 영혼을 가꾸고 나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제일 아껴주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내 자신인데,, 살다 보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고 다른것들에게 주어지고 밀려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