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앉아있기만 해도 충분한 아침
골목길을 걷다가 커피 냄새를 맡는다.
골목길 안쪽에 있는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내음이다.
이 아침에 벌써 커피를 내리다니.
커피내음에 이끌려 카페 문을 밀어 본다.
한쪽에 서가가 있고 실내 가운데에도
책이 놓인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독립서점을 겸하고 있는, 보기 드문 카페.
멀리서 찾아오는 맛집은 아니고,
사람들 입소문에 오르내릴 만큼 특별한 인테리어도 없다.
하지만 이곳엔
내가 마음을 잠깐 내려놓을 수 있는 책이 있고 의자가 있다.
그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공간이다.
커피를 기다리며 창밖을 보고 있으면
어김없이 이런 생각이 든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순간이라는 게 있구나.”
무언가를 이뤄내지도 않았고,
큰 결심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삶이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대부분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산다.
해야 할 일, 채워야 할 목표,
놓치면 안 되는 타이밍들.
그런데 가만히 머물러보면 알게 된다.
삶은, 멈춰 있을 때도 자란다는 것.
식물이 자라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분명 자라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오늘 나는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참 잘 보낸 하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컵을 들며 혼자 웃는다.
“카페에 와서 한 일: 아무것도 안 했는데, 마음은 가득 채웠다.”
– 가성비 최고, 무노력 치유법.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순간들이,
우리 마음을 살린다.
<상큼 발랄 해피마망의 인생철학>은
매주 월. 화. 수. 금. 토요일에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