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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게 둬야 하는 것들

by 기피터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들이 있다.
모두 소중한 순간들이지만, 가끔은 나를 감성의 늪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나만 이런 기분을 특별하게 느끼는 걸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도 이런 경험을 하고 있겠지.
물론 그 순간들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때의 나도 나였으니까.


아직 마음이 덜 여문 것 같기도 하다.
언제쯤이면 이런 감정들을 조금 더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 하나겠지, 아마.


요즘 거울을 볼 때면 나이가 들어가는 게 눈에 보인다.
2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는, 이제껏 먹고 싶은 것도 먹어보고, 해보고 싶은 것도 해봤다고 생각하지만,
돌아보면 이룬 것은 많지 않고 가진 것도 많지 않은,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는 느낌이다.


그 중간 지점, 지금의 나이.
10년 뒤의 나는 지금 이 고민과 생각들을 떠올리지도 않을 테지.
그때쯤이면 지금의 나와 웃으며, ‘그때 참 귀엽게 고민했었구나’ 하고 말하게 되겠지.


지금의 혼란과 불안도,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시간의 한 조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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