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즐거운유목민 Dec 28. 2021

식사가 배경이 되는 것이 싫어

주인공을 주인공답게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같이 식사 한번 하시죠?"

라는 말이 같이 식사만 하자는 뜻이 아닐 확률은 매우 매우 높다.


대중 매체에서는 꼭 식사 중에 말을 하는 것이 당연화 돼 있다. 그런데 나는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해서 도저히 딴소리를 하면서 밥을 먹을 수가 없다! 도저히!


딴소리를 하면서 식사하는 일은 고역이다.


대중 매체와 콘텐츠의 영향 때문인지 이제는 내 일상에서도 같은 모습을 본다.


명절의 식사 모습에는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잔소리가 꼭 반찬으로 따라온다. 나는 오직 집중해서 즐기는 밥과 반찬만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혼밥을 좋아한다. 식사하자는 말을 식사하자는 말로 받아들이는 사람, 혹은 식사를 주인공으로 존중해 주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밥 먹자고 하면 나는 앞으로 이렇게 말할 참이다.


"나는 정말 밥만 먹는데 괜찮겠어?"

"나는 밥 먹을 때에는 지금 먹고 있는 밥에 대한 얘기만 하는데 괜찮겠어?"


그러면 그 누군가는 드디어 주인공을 수줍게 털어놓을까.


식사 중에는 식사가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언제나 과식을 해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