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긴 습관

커피 10잔을 마시며 배운 것들

by 기억의 틈

예전엔 커피 쿠폰을 받으면 그냥 받아뒀다.

거절하진 않았지만 굳이 챙기지도 않았다.


지갑에 넣기엔 귀찮고

사무실 책상 위에 두면 곧 잊히는 그런 존재였다.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사라지고

사라졌는지도 모를 만큼 대수롭지 않은 것.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번엔 한 번 모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날따라 도장 하나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달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쿠폰을 지갑 안에 넣었다.


그 일이 시작이었다.

요즘 아침 루틴에는

‘쿠폰 찾기’라는 새로운 항목이 생겼다.

가방을 열고 지갑을 뒤지고

가끔은 어제 입은 옷의 주머니까지 뒤적인다.


별것 아닌 일이지만

도장 하나를 찍기 위해 하루의 첫 움직임이 시작된다.


가끔은

이 쿠폰이 생각보다 내 기분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느낀다.



커피 쿠폰을 다 모은 날에는

누가 알아주지도 않았고

어떤 보상이 특별했던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뿌듯하다.

마치 어릴 때 마지막 포도알 스티커를 붙이던 순간처럼.


반대로 커피 쿠폰을 잃어버려 새 쿠폰을 다시 받아 든 날은

왠지 모르게 하루가 축 처졌다.

그날은 숙제를 미처 못 해온 날처럼 괜히 눈치를 보게 되고

받아 든 새 쿠폰이 숙제 공책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살면서 마주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결국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같은 사물도, 같은 순간도

내 마음에 따라 귀찮은 일이 되기도, 귀한 일이 되기도 하니까.


아마 내가 예전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그 시간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땐 별 게 아니라고 넘겨버렸고

그래서 추억도 흐릿해졌다.


하지만 요즘은

하루를 좀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나가는 순간들도

그저 스쳐가는 게 아니라

무언가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처럼 느껴지니까.


커피 쿠폰을 모으기 시작한 뒤로

나는 내 하루를 조금씩 더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커피 쿠폰을 모으듯 내 하루를 모으기 위해 글을 쓴다.
스쳐 지나갈지도 모를 순간들을 조금 더 또렷하게 기억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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