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를 돌리거나, 물걸레질을 하지 않는 이상 제자리에 놓이지 않은 몇몇 물건들만 정리하면 끝이었기 때문에 딱히 집안이 어수선하다거나 정돈이 안됬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나의 집은 180도 달라졌다..
집안 전체에 아이의 용품이 하나, 둘 씩 채워지며 인테리어.. 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거실에 깔려있던 포근한 러그는 삐약이 모양 매트로 바뀌었다. 아이가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함 이였다. 아이의 장난감은 점점 개수가 늘어나더니 거실 전체를 점령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 무심코 지나가다가 장난감을 밟았을 때 그 고통이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빨래는 또 어찌나 많아지던지 남편과 둘일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돌리던 빨래였는데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매일 돌리지 않으면 그 양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미니멀 리스트를 추구하는 맥시멀 리스트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고, 기저귀, 물티슈 같은 제품은 핫딜이 뜰 때마다 쟁여 사는 단위 자체가 한두 개가 아니라 박스채로 쟁이는 것이 필수였다.
사실 처음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올라버린 걸까..
나는 6살 3살의 비글미 넘치는 두 아들을 기르고 있는데 아이들 하원 시간이 되면
초토화되기 10분 전!
이라고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보통 약 15~30분 정도만 아이들에게 주어지면 아이들은 우리 집을 폭탄 맞은 수준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사실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해 완전한 정신적 독립은 얻지 못했다.
여전히 스트레스이고, 내가 낳은 아이들이지만 이렇게 까지 어지르는 건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