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아부지 양파 농사가 잘돼서 양파랑 무랑 보낼 테니 병치 조림 해 먹을 때 많이 넣어서 시원허게 해 먹어라~ 맛나드라. 먹으면서 너 좋아하는건디 언제 집에 온다는 소리 없냐고 아빠가 그러시더라."
그 뒤로도 한참을 챙겨 보내고 싶은 목록을 얘기하셨다.
"맛있었겠네~난 괜찮으니 병치는 두고 드셔. 파 김치하고 초롱무 김치 담근 거 있으면 조금만 보내주라고 전화한 거예요."
"오메, 내 새끼가 먹고 싶다는디 내일이라도 이것저것 챙겨서 보낼게. 알았응께. 아프지만 말고 건강하기만 혀라. 내일 담가서 보내줄게.. "
"엄마, 냉장고 자리 없으니 아주 조금만, 진짜 눈꼽만큼만 보내줘요~"하고는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도착한 엄마표 반찬들과 생선들, 그리고 아버지가 농사지은 작물들까지 20킬로 박스 두 개가 왔다.
정리하는 내내 엄마의 땀 흘리시는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식이 엄마 손 맛이 그립다 하니 또 얼마나 신이 나서 만드셨을까.. 내가 먹고 싶었던 건 아마도 엄마 사랑이었나 보다. 전복 솥밥과 병어조림에 내가 넣은 건 하나도 없이 오직 엄마 사랑이 담긴 재료들과 땀 흘려 농사지은 아버지의 작물로만 만들어서 든든한 한 끼 밥상을 차려 먹고 나니 그동안 지쳐있던 내 영혼까지 부모님의 애정으로 가득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