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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은 것도 행복

by 행복마중 윤정란

어제부터 허리가 아프다. 허리가 원래 좋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면 병원을 가야겠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의 상태도 오늘까지 보니 병원에 가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병원을 다녀왔다.

몇 달 만에 가게 된 병원이라 진료를 보고, 엑스레이도 찍었다. 엑스레이 상으로 보이는 상태를 본 의사 선생님이 많이 아픈 것 같아 보인다고 걱정을 해주시니 마음이 울컥해진다. 대부분은 병원에서는 별거 아니라는 듯, 아니면 이거 안 하면 큰 일 난다는 듯 딱딱하게 이야기를 해주시니까.


진료 후에 물리치료를 받았다.

내가 이 병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물리치료 후에 수기치료도 있기 때문이다. 5분 정도 받는 수기 치료가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역시 사람의 손 맛을 기계가 대체할 수는 없나 보다.


병원에 갈 때만 해도 걸음걸이가 불편했는데, 치료를 마치고 나오니 걸음걸이가 가뿐하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만큼 내 마음도 가벼워진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이런 때 느낀다. 신기하게도 몸이 아픈 상태에서 마음이 즐거울 수 없고,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몸도 건강할 수가 없다.

평소에는 일상의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꼭 아프고 나면 무난하게 보내는 일상이 감사해진다. 아팠다가도 치료받고 괜찮아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화장실 들어가고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것처럼, 오늘 나는 병원을 들어갔다 나올 때의 마음이 매우 달랐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내 몸을 아프지 않게 잘 관리해 주자고 다짐하지만, 아프지 않을 때는 잊어버리는 이 마음.

오늘은 병원을 다녀오며 몸이 건강해질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가벼워진 마음에 행복함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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