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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한다는 건

by 행복마중 윤정란

바쁜 일상을 속에서

``이건 나중에 하자!``

라고 미루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어느 순간 여기저기 쌓여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그때그때 정리하지 못함을 후회한다.


오늘도 주변의 짐들이 눈에 띈다.

정리하려고 찢어 둔 신문, 읽으려고 쌓아두었던 책들, 할 일을 적어둔 메모들,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다. 이메일, 블로그의 댓글 등등.


아침에 오늘 할 일을 적다가 멈춘다.

오늘은 그동안 미뤄뒀던 것들을 정리하는 날로 잡자 다짐하면서.

하나씩 손에 닿는 것들을 정리한다. 공간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상쾌해진다.


나는 눈에 띄게 정리를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내 나름대로의 규칙대로 정리가 되어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책을 펼치기보다 책상 정리를 먼저 하던 아이가 바로 나였다.

출산휴가 후 복직을 했을 때도 대체 선생님이 사용했던 나의 교실을 보면서 내 나름의 스타일로 정리부터 했던 나였다. 그래야 아이들이 더 잘 보일 것 같은 마음에.

이 습관은 나이가 들어도 없어지지 않는가 보다. 오늘도 할 일들 앞에서 그동안 못했던 물건 정리들을 먼저 하고 있으니까. 그럼 어떠한가? 내 마음이 상쾌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이 마음을 가지고 내일부터 상쾌하게 일을 시작하면 되니까.


나에게 정리는 의식 같은 것이다.

많은 할 일들을 앞두고 하는.

정리하면서 보이는 공간도 깨끗하게 하고, 마음도 비우면서 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의식 같은 것.

오늘 나는 나만의 의식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보자고 다짐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정리된 공간을 보니 뿌듯하고 행복하고, 설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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