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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Chun Feb 02. 2021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다면 아직 내 삶은 가치가 있다

공감과 선택

자의든 타의든, 성공하든 실패하든, 크건 작건 나름의 목표에 대한 도전은 우리 삶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누군가는 한 가지 도전에 평생을 매달리고도 목적한 곳에 이르지 못했지만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수많은 성취를 이루고도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후회하기도 한다. 행복한 삶에 이르기 위한 도전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가까이 있지만 그 형태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참모습을 찾아 기꺼이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돌이켜 보건대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는 굴곡진 실패나 성공의 스토리가 거의 없다. 지금 타고 가는 기차에서 내려서 진정 여행하고 싶은 목적지를 향해 기차를 바꿔 타라고 충동질하는 마음과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애써 외면하고 현실에 안주해서 살아온 탓 인지도 모르겠다.


젊은 시절, 벤처기업을 창업해 대기업으로 키우고 싶었던 꿈도 있었고, 자연에서 오는 에너지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명쾌하게 규명하여 스트레스나 질병의 치료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를 설립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도전했던 목표들은 이런 마음속 이야기와 상관없이 모두 나의 욕심과 현실의 문제들에 묶여 있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더욱 넓고 좋은 집에 살기 위해, 조직에서 인정받기 위해, 내 아이들의 보다 좋은 미래를 위해...


그렇게 종착역도 모르는 열차를 타고 쉼 없이 달리며 내린 지금의 이곳이 아마도 내가 오고 싶었던 궁극의 장소는 아닐 게다. 먼길, 고되게 걷지 않고 기차를 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제, 나이가 들었다 싶으니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가 더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살아온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마다 남은 삶에서 뭔가 더 의미 있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욕심이 다시 고개를 들곤 한다.

이제, 도전의 성취 여부를 떠나 과정 자체가 만족한 삶으로 남을 그런 무언가를 갈구한다.


언젠가 죽음을 마주한 순간 한평생을 돌아보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성취가 있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실직하고 홧김에 전세금 모두를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한순간 인생을 역전시켰다거나, 얼마 전 테슬라 주식에 올인했던 젊은이가 평생 사는데 필요한 돈을 한순간에 벌어서 직장을 접고 은퇴를 선언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20대 나이에 프로솔로 분야에서 믿기 힘든 성취를 이룬 알렉스 호놀드의 도전 스토리나, 안나푸르나 등정을 비롯해서 히말라야 14좌를 정복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위대한 도전처럼 감동의 스토리가 아니어도 좋다.


다만, 앞으로 행할 나의 선택은 비트코인이나 주식으로 대박을 내는 운 7 기 3의 도전보다는 알렉스 호놀드처럼 온전한 자신의 의지로 성취를 이루는 것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도전이 아름다운 것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일본에 거주하는 93세의 아마노 토시코 할머니는 얼마 전 광주에서 열린 세계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 휠체어를 타고 입장하여 부축을 받고 출발대에 섰다. 출발과 함께 100미터 자유형 경기에서 물살을 가르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간 도시코 할머니가 비록 가장 늦게 결승선에 다다랐지만 누구보다 큰 환호를 받으며 마무리한 아름다운 도전은 내게 많은 교훈을 주었던 장면이다.


도전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나의 선택이며, 견디어야 하고 성취를 향한 중단 없는 전진의 과정이다. 다만 그 선택이 후회 없는 행복이 되는 것도 마음에 있다.


삶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도전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삶에서 도전이 멈추면 마음의 갈길을 잃기 때문이다.


오늘도 인생의 아름다운 도전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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