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팔한쪽을 베고 바닥에 비스듬히 누우면 그 때의 아빠와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선풍기 돌아가는 더운 여름날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과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곤히 잠든 아빠의 얼굴. 매미가 목청 높여 울던 한여름 낮, 그 때의 나는 왜 눈물이 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한편으로 말할 수 없을만큼 행복했고
한편으로 눈물이 날만큼 고마웠던
열세살 쯤의 나였을까.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줄 아는 딸이 되었다.
계절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제는 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부족한 것 없이 키우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좋은 말, 크게 안아주던 손길, 정직함과 올곧음이 살아가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안다.
넓고 푸른 바다같은 아빠,
따뜻한 품속같은 엄마.
다시 태어나도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날래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매일 매일 다시 피는 꽃처럼
다시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난대도.
다시 여기, 이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