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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호 Dec 27. 2024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괜찮은 날

우리를 기다리는 내일은 더 괜찮은 날

우울증은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어떤 날은 그 무게에 짓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다른 날은 파도가 잠시 잔잔해진 틈을 타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나는 그 파도 속에서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비록 느리고 작은 걸음이었지만, 분명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괜찮은 날들이 있었다.

작은 변화가 만든 큰 차이

처음엔 너무 당연해 보이는 작은 변화들에 주목했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하루에 한 끼라도 따뜻한 식사를 챙기는 것, 그리고 하루의 끝에 스스로에게 "오늘은 고생 많았어"라고 말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크지 않았지만, 그 작은 변화들이 쌓여 내 마음에 큰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하루하루의 끝에서 나는 생각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괜찮았어."

우울한 날도 내 삶의 일부

물론 모든 날이 괜찮은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다시 깊은 우울 속에 빠져드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과 달랐던 점은, 그 우울함이 다시 돌아오더라도 그것이 나의 삶 전체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울한 날도 내 삶의 일부일 뿐, 그것이 나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 생각은 마치 긴 비가 끝난 후 떠오르는 무지개처럼 내 마음을 조금씩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미래를 꿈꾸는 나를 발견하다

우울증이 가장 깊었을 때, 나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작은 행복을 쌓아가고, 스스로에게 다정한 태도를 배우면서, 조금씩 내가 꿈꾸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꿈은 거창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하며, 지금보다 조금 더 평화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 미래였다.
나는 깨달았다. 그 꿈을 꾸는 나 자신이 이미 어제의 나보다 강해졌다는 것을.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괜찮다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조금 더 괜찮다"는 말은 다르다. 그건 내가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었다면, 그 하루를 견뎌낸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내일은 오늘보다 아주 조금 더 괜찮을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괜찮은 날들이 쌓여가는 여정을 이렇게 이어갈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제보다 조금 더 괜찮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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