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아요. 전 가을을 탑니다.
"잘 있냐?"
요즘 자주 내뱉는 말이다.
혼자 길을 걷다 불어온 바람 속에
어디선가 익숙한 내음이 스며들 때가 있다.
언제의 기억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그 향이 코끝을 스치면 묘한 찡함에 감정선이 무너져 버린다.
그러면 불쑥, 머리를 거치지 않고 입에서 먼저 튀어나오는 말.
"잘 있냐?"
대상은 없다.
내뱉고 나서야 비로소 머리가 대상을 찾아간다.
참 좋아했던 어린 시절 친구,
한 달 전 꼼장어에 소주를 기울이던 고등학교 친구,
오늘 아침 서둘러 출근하던 아내,
애증의 직장 동료…
날마다 타깃은 다르다.
떠오르는 얼굴에 따라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하고,
미간이 잔뜩 찌푸려지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화살표는 나를 향한다.
머리가 가슴에게 묻는다.
"너, 잘 있냐?"
미소도, 찌푸림도 아닌 무반응이 돌아온다.
그래서 한 번 더 묻는다.
"너, 괜찮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