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발차기 사건

by 곱게자란아빠

새벽 다섯 시.
눈이 떠졌다.
더 자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의식의 스위치는 이미 완전히 켜져 있었다.
아내는 일정한 호흡으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깨우지 않으려면 조심해서 일어나야겠다 생각하며 몸을 왼쪽으로 뉘었다.

그 순간이었다.
정확히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정확히, 내 엉덩이 한가운데로 발이 날아왔다.

“악!”

잠꼬대의 발길질? 아니다. 이건 목표물을 확인하고 들어온 움직임이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아내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요하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정말 자고 있는 건가. 아니면, 그 평온한 얼굴 뒤에서 완전 범죄를 계획한 건가.

어둠 속에서 한동안 그녀를 흘겨봤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숨결도, 표정도, 의심스러운 움직임도 모두 정상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확인을 하고 싶었지만, 자는 사람을 흔들어 깨웠다가 닥칠 후폭풍이 무서웠다.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돌아오는 건 답이 아니라 엉덩이의 잔상뿐이었다.

아침, 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내에게 물었다.

“새벽에... 왜 그랬어?”
“뭐가?”

바쁘니까 요점만 말하라는 눈빛이었다.
아니다.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뒤에 다시 묻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하며 동료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들은 타인의 불행을 즐기듯 웃음을 터뜨렸다.

“일부러 그런 거 아닐까요?”
“잠꼬대죠, 잠꼬대.”
"부장님이 악몽 꾸신 거 아니에요?"

그때, 누군가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번이 처음이었나요?”

모두의 시선이 그 친구에게 쏠렸다.

“아니, 그냥... 원래 완전범죄를 해오다가 이번엔 들킨 거 아닐까 해서요.”
“평소보다 일찍 깼다면서요? ㅎㅎ”

갑자기 불안이 밀려왔다.
내가 뭘 잘못했나. 최근 기억을 되짚어봤다.
취해서 늦게 들어온 적도 없었고, 집안일을 미룬 적도 없었다.

오후 업무를 하면서도 잊을 만하면 그 발의 감촉이 다시 떠올랐다.
결국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뭘 잘못했어?”

곧바로 전화가 왔다.

“무슨 소리야? 당신이 나한테 뭘 잘못했어?”
“아니, 잘못은 없지.”
“그럼 왜 그런 말을 해?”
“근데... 왜 나를 찼어?”

잠시 침묵.
그리고 단호한 대답.

“생사람 잡지 마라.”
"아니야. 분명 의도적인 발차기였어."
“우쭈쭈, 아내한테 맞아서 속상했어?”

농담처럼 툭 던지는 말투였다.
해프닝. 그렇게 결론이 났다.

그래도 나는 내일 아침 알람을 조금 더 일찍 맞춰두기로 했다. 불현듯 다시 날아올지 모르는 그 정교한 발차기를 피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현장을 잡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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