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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란 Sep 26. 2023

안부

일상단상

소도시의 작은 도서관.

평일 이른 시간의 유일한 방문객 혹은 불청객일 나.

그저 일상의 터일 이곳,

소곤소곤과는 거리가 먼 그이들의 대화조차

이곳의 한 페이지이듯 자연스럽다

할머님 두 분이 청소를 하며 이야기하신다.


'거 매일 와서 신문 보는 양반이 안 보이네 봤어?'

'아니, 못 봤는디. 왔다 간 거 아녀~'

'아녀~아께도 보니께 안보이드라고~'

'안 보이니께 뭔 일 있나 걱정되는구먼'

'어제도 왔다 갔어~'

'그랴? 그럼 괜찮겠구먼, 나는 나이도 지긋헌 양반이 안보이니 혹시나 혔어.  노인네라 해도 하루라도 더 살고 싶지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딨겄어~'

'글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는 게 좋은겨~'


이름도 모를 이의 안부를 걱정하는 이들이 있어,

살고 싶어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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