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직 어리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사랑을 많이 받았으며 똑똑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러기에 주변 또래 남자들은 눈에 차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남자에게 관심이 멀어졌다. 그러다 연구실에서 한 남자를 알게 되었다. 그는 그녀보다 4살 연상의 남자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유부남이다. 그녀는 세심함과 친절함, 그리고 성숙한 그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는 처음 느껴보는 뜨거운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했고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남자선배는 자신을 그렇게 좋아해주는 그녀가 고마웠지만 와이프를 사랑했기에 그녀의 고백을 거절하고 더 이상 자신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멈추지 않았고 더 커졌다.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편지를 쓰고 작은 선물을 만들어준다. 가끔은 늦게까지 일하는 선배를 위해서 도시락과 간식도 만들어준다. 결혼 한 선배는 혹여나 오해가 생길까 봐 선을 그었고 곤란하다고 하였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과연 그 선배를 사랑하는 것일까? 그녀의 사랑은 현실적 조건도 뛰어넘는 담대한 사랑일까? 혹은 선배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 오랜만에 타인에게 사랑에 빠진 스스로의 마음을 사랑하는 것은아닐까?
그녀의 진심은 그녀만 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랑은 상대를 위하는 일이어야 한다. 사랑의 시작은 나의 감정이지만 시작 이후로는 너를 위해 쓰여야 된다. 사랑이 너보다 나의 감정으로 향할 때 그 사랑은 폭력이 될 수 있다. "내가 너를 이만큼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마음으로 자행하는 데이트 폭력, 스토킹 범죄자들이 얼마나 많던가.
너를 위한 사랑이기에 너를 곤란하게 만들면 안 된다. 내가 사랑하는 건 내 마음이 아니라 너이기에 너를 기쁘게 만들어줘야 된다. 너의 넘치는 마음을 억누르고 상처를 참아내며 기다릴 때 그는 네 사랑의 깊이를 깨달을 것이고 언젠가 너에게 올 것이다. 혹여나 그가 너에게 오지 않더라도 스스로보다 그를 사랑했던 기억이 너를 언젠가 환하게 웃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