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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리 Jun 23. 2024

041. 비 오는 토요일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나요?

나열하다

1. 죽 벌여 놓다.

2. 나란히 줄을 짓다.



새벽 3시쯤 잠들었는데 병원에 가야 해서 9시에 일어났다. 주말에도 늦게까지 자는 일이 별로 없다. 6시간을 잤지만 편안하게 푹 자지는 못한 것 같다. 비몽사몽 상태로 나오니 비가 내린다. 곧 장마가 시작될 것이다. 병원에서 약처방을 받고 나오니 점심시간이다. 아까는 꽤 쏟아지던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어젯밤부터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대전에서 출발하면 거의 3시간 가까이 걸린다. 역시 바다는 멀다. 그래도 가볼까 생각이 들어 출발한다. 톨게이트에 진입하는 순간까지 고민을 하다가 안영 IC로 빠져나왔다. 대전에 꽤 오래 살았는데도 뿌리공원은 처음이다. 주차를 하고 나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우산을 쓰고 뿌리공원을 걸었다. 옆에 유등천이 흐르고 짙은 녹음의 숲이 선명하다. 저 멀리 물안개가 피어오는 산등성이가 보인다. 뿌리공원 중앙에는 잔디밭이 있는데 그 둘레에 능소화나무가 있었다. 초록의 나무와 주황의 능소화가 예뻤다. 쏟아지던 빗줄기가 약해졌다. 오리배가 보인다. 유등천은 태평동 쪽에서만 봤는데 여기에서 보니 생각보다 수심이 깊었다. 오리배를 떠다니는 풍경을 상상해 본다. 새로 공사한 건지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새로 만든 데크길을 천천히 걸었다. 걷다 보니 진짜 오리가 있다. 공원에서 기르는 건가. 알 수 없다. 한참을 걷다가 나가는 길에 보니 족욕체험하는 곳이 있었다. 걷다 보니 발이 더러워져서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잠시 앉아있었다. 비가 와서 사람도 없고 발이 살짝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뿌리공원에서 나와 카페에 가기로 했다. 대전에 예쁜 카페가 어디더라? 대전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성심당 때문에 간다고 하는데 의외로 카페투어나 동네서점투어를 많이 하기도 한다. 내가 관심 있는 쪽이라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가고 싶었던 카페를 찾아가던 도중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카페가 보여 즉흥적으로 들어갔다. 병원 말고는 계획된 게 하나도 없는 정말 P다운 결정이다. 카페는 산아래에 있었는데 산 뷰도 도시뷰도 애매한 카페였다. 인테리어 역시 황토방(?) 같은 벽에 타일바닥, 난초 같은 옥색화분에 담긴 식물들까지 예쁜 카페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거의 없었으므로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다. 휴대폰 배터리가 20%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사장님께 충전을 부탁하고 책을 읽었다. 카페에서 놀 때 온전히 책만 읽기보다는 폰에 빠져있기도 하는데 손에 휴대폰이 없으니 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두 시간가량 책을 보고 필사를 하고 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역시 몸상태가 남해까지 갈 정도는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비가 쏟아졌다. 피로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고 뒹굴뒹굴하다 보니 12시가 넘었다. 글을 써야지 생각만 하고 미루다가 매번 이렇게 새벽에 글을 쓴다. 머리가 텅 비어서 글감도 찾지 못하고 생각을 풀어내지도 못하고 그저 있었던 일을 나열해 본다.


매일글쓰기 100일 챌린지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늘의 풍경을 첨부해 본다.

(피곤해서 보정도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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