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거짓말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 있어 소개해보려 한다.
작품의 풀네임은 "아오이 유우 x 네 개의 거짓 카무플라주". 일본 작품이며 총 4개의 에피소드가 있고 각 에피소드 당 3화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마다 다른 감독이 연출해서 영상의 분위기, 연출, 편집기법이 달라 다양한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또한 작품 외에도 연출과정, 배우의 인터뷰, 감독의 인터뷰, 사진작가의 촬영 과정, 비하인드 등이 담겨있어서 기존에 우리가 보던 영화나 드라마의 형식의 틀을 완전히 깬, 독특하면서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이유 주연의 페르소나와 작품의 구성과 결이 비슷하다.
4개의 작품 중 첫 번째. 죽은 남자친구를 꿈에서라도 만나기 위해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면서 계속 잠에 빠지는 여자의 이야기. 둘은 꿈속에서 같이 걷고,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에게 이제는 자신을 그만 놓아주고 꿈에서 깨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말을 한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돼도 되니까."라는 말을 할 때는 순간 울컥했다. 내가 만약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죽게 된다면, 나는 그 사람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는 것을 응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생각만으로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결국 나도 응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냥 왠지, 결국에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나를 영원히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겐 항상 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에피소드. 소녀는 검은 고양이를 키우는데, 그 고양이는 사실 밤마다 아저씨로 변한다. 그저 단순히 소녀와 고양이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인데 분량도 짧고 세트장도 하나뿐이지만, 고양이 아저씨가 해주는 이야기들이 참 따뜻하고 위로가 되어서 좋았다. "약한 부분의 약한 정도가 닮은 사람, 그런 사람을 좋아해 줬으면 해요."라는 대사는 인상에 깊게 남아 아직도 가끔 되새기곤 한다. "좋아하게 되면, 좋아-라고 말해도 돼요"라는 말도. 이 말은 사실 참 당연한 건데도 생각해 보면 난 이렇게 당연한 말도 못 하고 살아왔던 것 같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마냥 멍해졌던 기억이 난다.
카무플라주는 유튜브에 올라와있어 무료로 볼 수 있으니 꼭 보길 추천하는 작품이다. 아오이 유우의 다른 작품으로는 허니와 클로버도 추천. 아오이 유우 특유의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와 작품 특유의 오묘하게 매력적인 분위기가 분명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선물 같은 위안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