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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롱사이다 Mar 15. 2024

내 아들을 프로듀스

프로듀스101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그러니까, 

2017년도 가장 정신없이 내가 앞으로 앞으로 나가고 있을때, 

나의아이는 , 뒤로 뒤로 후진 하고 있었다. 

내가 경주마처럼 앞으로만 뛰고 있으니 아이가 따라오는지 뒤로가는지. 

가만있는지 어쩌는지 저쩌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남편이 집에서 발달장애 자가진단을 해보고, 둘째가 일단 첫째와 너무 다르고,

진단결과 병원에 가보는게 좋을것 같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단순히 우리 건우가 참 느리구나, 걷는것도 느리더니 말도 느리네..

싶었다. 


처음에 어떤 병원에 가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했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그 당시 그 막막함은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검색창에 발달검사를 쳐보고, 몇가지 글을 읽은후, 

병원에 갔다. 


이 방면 유명하다는 오은영 박사님에게 갔는데, 아이러니하게 내가 결혼 전 

했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로 선생님과는 잘 아는 사이였다. 

프로그램 일이 아니라, 정말 나의 아이일로 선생님을 만나뵐 줄이야..했다.

참. 인생이란 알수가 없다. 20대에 내가 오박사님과 일할때는 지금의 이 일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말이다. 


수많은 검사 후, 결국 2017년 당시, 아이는 발달지연 판정을 받았다 .

일여년 이상 지연되었다 하여 그 순간부터 매일매일 발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다행히 집근처 센터가 있어서

일주일에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놀이 치료, 뭐 좋다고 하는거 다 해보았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렇게 치료를 하면 나아질줄 알았다.

동시에 복직하고, 늘 나만의 프로그램 만드는게 목표였던 나는

치료와 육아와 일 세가지를 동시에 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2018년. 일여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는 더더욱 심각해진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생각해보면 갑자기는 아니었다)

어두운곳에 전혀 못들어가고, 큰소리에 너무 심하게 반응하고, 

실외에서 실내로 , 실내에서 실외로 장소가 옮겨질때마다, 

너무 힘들어하고.  마음대로 안되면 드러눕고, 오줌을 싸고....

갑자기 차문을 열고, 뒤집어지고....


이게 뭐지? 했는데 아이가 가진 자폐 성향이었던것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던것이다. 


그땐 그것도 잘 모르고, 왜이러지.. 싶었다. 

나는  새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정신이 없었고. 

애도 정신이 없었다. 정신이 없음에도 정신없음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전까지, 인터넷 검색창에 ' 말 못하는 아이'

'자폐'라는 단어는 감히 입력하지도 못했다. 

아니, 안했다.


나는 비겁한 엄마였다. 도망다니고 있었다.

현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돌아섰다. 

마주하는 순간, 받아들이는순간.

내가 다 없어져버릴것만 같았다. 

소름끼치게 애 보다 내 가 더 먼저였다.

값싼 자기연민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계속.......


2019년이 되어서야 하루의 계기로 

(그날이 내 인생의 분기점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상태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나는 깔끔하게(라고 쓰고, 겨우겨우)  인정했다.

아.



"지금까지 내가 뭘 하고 있었던거지



이 아이에게는 내가 필요하구나.

누구보다도. 지금 . 이순간.

지금 내가 예능프로그램을 프로듀스 할게 아니라

내 아이를 프로듀스 해야 하는구나.


그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게. 열심히. 일하듯.


자.자.

지금부터 예능프로그램을 프로듀스 했듯


이제 부터는.  

내 아이를 

프. 로. 듀. 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너나나나 

우리 모두 연습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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