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우선순위, 이제는 나

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

by 쌀방언니

1월1일 내가 처참하게 무너졌던 그날의 나에게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면, 나는 주저 없이 "가족" 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내 남편, 내 아이들, 내 부모.


나는 나 자신을 아주 많이 챙기고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내 자신은 우선순위 목록에도 없었다.


가족이 있는 나에게 "나 자신이 1순위" 가 된다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라 생각했다. 나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완전히 주저앉아 버렸다. 내 삶의 중요한 축 하나가 사라졌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거울 속에 서 있는 낯선 사람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절박함을 온 몸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나는 이 초라한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오롯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시작한 것이.


새벽에 일어나는 것, 운동을 하는 것, 책을 읽는 것, 모두 "내가" 원해서 하는 일들이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다. 무언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이 불편했다.

그건 내가 나를 우선순위 가장 첫 번째에 놓아본적이 없어서 생기는 감정들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이런 날들이 차근차근 쌓이자 나는 한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을 잘 돌볼수록 다른 사람들을 더 잘 돌볼 수 있게 된다.'


예전에 나는 작은 일에도 날이 서고 화가 났다. 피곤함은 늘 나를 따라다녔다.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나의 마음은 불평과 억울함, 분노와 허탈감이 독처럼 나를 옭아매고 있어 평온한 적이 거의 없었다.

아무도 나의 희생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서운했고 울화통이 터졌다.

이런 독을 품고 사는 내 곁에서 편안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나를 위한 행동들을 하자 내 마음은 점점 기쁨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4번의 바디프로필 촬영은 순전히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의 일이었다.

내 몸을 가장 아름다운 상태로 만들어 기록으로 남기는 일,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내 노력의 결과를 온전히 누리는 경험.


이 과정에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돌볼 때, 그 사랑의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는 것을.

내가 건강하고 행복할 때, 내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내가 내 꿈을 추구하고 내 가치를 실현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와 영감을 준다는 것을.

내가 먼저 행복해야져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가족이 뒤로 밀려난 나의 변한 삶을 두고 "이기적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 나는 '진정한 이기주의' 는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보답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고.


그리고, 좀 이기적이면 어떠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인데.


이제 나는 죄책감 없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들은 누구를 위해서도 양보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시간들이 내 삶을 내가 책임지겠다는 성숙한 선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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