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
그때는 몰랐다.
새해가 되어서, 매일 똑같은 삶이 무의미해서, 찌질한 내가 보기 싫어서, 그래서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아빠가 나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었다.
나는 아빠의 부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받아들일 수 없어 외면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묵직한 상실감이 올라오려고 하면 나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것을 꾹꾹 밟아서 눌러버렸다.
슬픔도 눈물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감정들이 올라올 틈을 주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에 몰두해야만 했다. 나의 마음에 빈틈을 보여서는 안되었다.
그렇게 나는 '체중감량'을 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것이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아빠의 죽음으로 송두리째 흔들렸던 내 삶.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이 의문시 되고,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사회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별다른 의문 없이 살아가던 삶은 근본적인 질문들과 맞닥드려졌다.
아빠라는 안전지대 안에서 온전히 독립하지 못했던 나에게 질문들은 폭풍우처럼 쏟아졌다.
나는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내 다리로 서서, 내 힘으로 걸어가야 했다.
내 삶을 내가 책임지는 독립적이 존재,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만 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몇년 후 운전을 하다 갑자기 가둬두었던 감정이 터져버렸다.
눈물은 쉴새없이 흘러내리고 목구멍에서는 짐승 울음소리가 났다.
핸들을 부여잡고 악을 쓰며 울었다. 운전은 할 수가 없어 갓길에 차를 세웠다.
만지고 싶은데 만질수가 없다.
나의 이름을 부르던 그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들을 수가 없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만 쉴 수만있어도 더 바랄게 없다.
아니, 그것조차 욕심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계시기만 한다면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아빠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알수없는 괴력의 무언가가 터트릴 것 처럼 심장을 움켜쥐었다. 고통 속에서 나는 계속 울었다.
예전의 나는 거울 속의 낯선 얼굴을 보고 화장실로 달려가 물 속에 얼굴을 처박고 그대로 숨이 멎기를 바랬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고통스러울 지언정 아픈 심장을 멈추고 싶은 마음은 추어도 없다.
아빠의 죽음은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 큰 슬픔이다.
그러나 나는 그 슬픔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아빠는 5형제 중 나를 가장 사랑하셨고, 마지막 사랑으로 '성장의 기회'를 주셨다.
나는 아빠를 잃은 것이 아니라 아빠에게서 가장 크고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
비로소 깨어나 살아가는 진정한 삶을.
그동안 '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부의 연재를 마칩니다.
연이어 '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2' 가 연재 될 예정입니다.
2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이쁘게 봐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삶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