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뭐 하는 사람인데?”
늘 그래왔다.
마치 정해놓기라도 한 공식질문처럼.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때, 누군가의 만남을 주선할 때, 심지어 결혼할 사람을 소개할 때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그때마다 나의 마뜩잖은 표정이 숨겨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야?”가 아닌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경험상 숨은 의도가 담겨있는 게 대부분이다.
연봉은 얼마인지, 하는 일은 무엇인지, 미래는 안정적인지 등 그 사람의 사회적 기준을 알고 싶은 의도.
왠지 모르게 평가당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걸 안다.
현실적인 사회반영이니까.
우리는 연봉, 나이, 키, 통장잔고, 몸무게 등 숫자를 통해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비교적 쉬운 환경에 살고 있다.
당장 SNS 만 둘러보아도, 몇 살에 얼마 모은 내역이나 키 몇에 몸무게는 얼마임을 너나 할 것 없이 경쟁하듯 자랑하고 인증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알 수 있어서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님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살아보니 보이는 것보다 중요시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음을 체감한다.
얼마를 버느냐 보다, 어떤 가치와 보람을 가지고 일하는지가, 어떤 회사에 입사했는지 보다 어떤 마인드와 생각들로 삶을 대하는지가, 얼마나 발이 넓은지 보다 가장 가까운 이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SNS 팔로워 숫자보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유영하고 있는지가.
내 기준에는 훨씬 더 매력적인 질문이기도 하고,
오랜 세월을 함께하다 보면 이런 것들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부터 질문을 바꾸어 보는 건 어떨까?
“어떤 사람이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