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이야기
우리 집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기거하는 곳부터 소유하는 곳까지 때로는 떠나 온 부모님의 집도 종종 우리 집이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존재하던 장소이며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전방위적인 의미의 우리 집이 아니라 내 소유의 '내 집'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은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이 되거나 원가정으로부터 독립을 하면서부터입니다. 가정을 꾸리며 고려의 대상이 된 내 집. 남의 집에서 살림을 차리고 보니 알게 된 불편함. 이런 불편함과 부당함까지 겪으며 생겨난 생존본능은 무조건 내 집에 살아야겠다는 소유에 대한 요구에 직면하게 됩니다. 거칠게 다가오는 파도가 시련이며 동시에 강한 동기가 됨을 알게 됩니다. 넘어서야 할 목표가 됩니다.
요구에 따른 욕망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장기간의 계획이 동반된 커다란 프로젝트입니다. 분석과 전략을 더한 전담팀이 필요한 일입니다. 누가 그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소유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될 예정이므로 스스로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실행을 하기까지 돈이 모아지는 기간 동안에 할 일입니다.
어떤 형태의 집에 살고 싶은지 어떤 삶을 꾸려 나갈지를 생각합니다. 모두의 삶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홀로 또는 따로 또 같이, 어떤 상황이더라도 이런 과정을 공부하는 일은 생애주기를 지나며 가야 할 길입니다. 일인가구는 일인가구대로 다인가구는 다인가구대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주거형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성장의 궁극의 목표인 독립을 위한 큰 그림이며 안정된 발판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도시에 살고 있다면 교통 편의성이 우선입니다. 다음은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유무도 고려해야 하고 학령기 아이가 있다면 학군도 고려 대상이 됩니다. 이에 더해서 병원과 관공서,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설들과 문화시설까지 고려의 대상이 됩니다. 복잡해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형태를 택지지구라 부릅니다. 도시개발계획에 의해 면밀히 고려된 형태이며 주거와 양육에 적합하고 대도시에는 많지 않은 지역입니다.
이 말은 특별시나 광역시에 있는 택지지구는 희소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구도심이 혼재하는 대도시의 택지개발계획은 이미 끝이 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은 이미 갖추어진 곳이 경쟁력이 있고 수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공급이 멈춘 곳에 있는 택지지구는 안전한 주거환경이며 보장된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선진국의 대도시는 공중권까지 사들이는 주거형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앞이 트인 전망과 채광 및 공원을 포함한 녹지와 유해환경이 없다는 것은 당연히 무형의 가치를 더하는 일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보편적으로 교통편의성 보다도 학군(좋은 학교가 포진해 있는 곳)에 대한 열망이 큰 편입니다. 따라서 학군지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활발합니다. 한정된 지역에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물건은 특별하면 가격이 오르지만 집은 모두가 원하는 보편적 형태의 군집된 주거환경이 가격이 오릅니다. 하지만 가정을 이루지 않았다면 직장과의 거리나 교통문제가 우선이고 그다음이 환경이 되겠습니다. 혼자서 살 집을 구하는지 둘이서 살집을 구하는지 아이들과 교육환경을 고려해야 하는지가 변수가 됩니다. 때로는 원가정과의 거리도 변수로 작용하나 그것은 두 번째 고려 대상이고 우선은 자가이니 자신의 요구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자산인 만큼 시행착오라는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실제로는 어려우므로 관심지역과 관심대상을 찾아 사고팔기를 연습(가상)하며 기회를 기다려야 합니다. 가격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와 감각을 익혀야 합니다. 모든 투자의 원칙과 마찬가지로 욕심을 부리면 어렵습니다. 적절한 가격에 사고 또 적당한 가격에 파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오름이 있으면 내림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거는 안정적이어야 하고 사고파는 물건이라는 생각보다는 사는 곳이어야 하고 조건에 맞는 환경이 고려되어야 하니 더 어렵습니다.
일단 적정선의 자금(원하는 지역의 전세금 정도)이 마련되면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이때 수익은 규칙적인 상태여야 합니다. 불규칙한 수입은 위험에 대비한 방어가 어려우므로 공든 탑이 무너지기 십상입니다. 큰돈의 유무가 아니라 규칙과 불규칙이 포인트입니다. 적은 수입이라도 운용의 미를 체득하면 그것이 눈뭉치가 되고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기는 수월해집니다. 처음이 어렵습니다. 글을 깨우치는 것처럼 시작이 어렵지만 읽고 쓰면 앞으로 나아가는데 한결 수월합니다. 정보를 마음대로 찾아볼 수 있으니 무기가 무한대로 늘어나는 것처럼 자신의 영역이 공고해집니다.
집구매 시 발생되는 대출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비를 위한 불필요한 대출은 분명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구조에서 꼭 이용해야 할 대출이 있다면 바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필요 비용의 전체를 마련할 때까지 행동에 옮기지 않는 일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구매가격의 60% 정도가 마련되면 안정적인 투자라 하겠습니다. 이런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눈덩이를 굴리지 않고 녹는 것을 바라보는 일과 비슷합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자산을 지렛대를 이용해 힘껏 밀어 올리는 겁니다. 이런 과정은 꼭 알고 행해야 할 경험 중 하나입니다. 자신이 돈을 안정적으로 벌고 있다면 꼭 내디뎌야 할 첫 발자국입니다. 흰 눈에 내딛는 떨리는 두려움은 때로는 기쁨일 수 있습니다.
지금 살 수 있는 집은 자신의 경제력에 달려 있습니다. 생활패턴과 목표의식이 기준이 됩니다. 살 수 있는 가능한 집을 사는 일을 실행하며 공부는 전방위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살 수 없는 고가의 주거형태부터 지금 당장 살만한 형태의 주거를 비교해 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가치를 공부해야 합니다. 무조건 가격에 수긍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방법이 시야를 넓게 하고 주택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익히는 방법이 되며 적정선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이 서게 됩니다.
지금은 더욱더 환경이 좋아졌습니다. 돈이 없어도 방 안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고 인공위성 지도를 통해 방 안에서 얼마든지 근접한 지역까지 탐방이 가능합니다. 전문가의 조언도 지천입니다. 다만 본인이 공부가 되어있지 않으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고 휘둘리기 쉽습니다. 작은 물건도 본인의 판단기준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물며 자신의 전재산을 구입하는데 그 구입대상에 대한 이해나 공부 없이 타인의 의견에 따라 접근하는 것은 위험에 대한 숙지 없이 공중에 자신을 던지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안목을 높인다는 것은 허황함과는 거리가 먼 이야깁니다. 안목이 높고 자신의 취향이 분명할수록 쓸데없는 지출을 막아주는 단단한 조임쇠가 됩니다. 자신의 삶은 현실적이어야 하고 단단히 땅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마음은 큰 그림을 그리며 어디가 자신의 적정선인지 스스로 받아들이고 계획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르면 불안하고 흔들립니다. 해보지 않으면 포기하게 됩니다. 특히 부정적인 뉴스에 반응하고 좌절합니다. 알면 본인이 선택하면 됩니다. 스스로를 계획하고 운용해서 원하는 만큼만 이뤄내면 됩니다. 욕심과 욕망의 크기는 스스로 정해서 이뤄야 할 목표이므로 적정선은 자신이 조절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내 집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이 부분이 포인트입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고 스스로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며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어디에, 얼마, 어떤 형태를 떠나서 머무는 그곳이 편안함을 제공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정신적 안식처가 되는 겁니다. 나만의 편안한 안전지대는 나를 성장하게 하는 기반이 되고 자연스럽게 본인이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모두가 원하는 집을 사지 못해 좌절하고 모두가 살고 싶은 곳에 살지 못해 절망하는 대신 작은 발걸음을 떼보는 겁니다. 시작부터 스스로 이루어가는 과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튼튼한 무형의 자산이 됩니다. 비포장 도로에 아스팔트를 놓는 것과 같은 발전입니다. 일을 하며 꿈꾸는 한, 지금 마련한 이 안식처가 평생 같은 곳일 수는 없습니다. 움직이는 작은 실천이 언젠가는 원하는 그곳으로 데려다 줄 겁니다.
가능한 시작을 하고 그 시작을 발판으로 또 다른 시도를 해야 합니다. 넘어지고 일어나는 그 과정을 수업이라고 합니다. 미리 준비하고 관심을 쏟은 그 과정에서 다른 결과물을 낳게 됩니다. 예습이라고 부르지요. 미리 알고 있던 일들도 겪어보면 복병이 나타나고 곤란을 겪게 됩니다. 성장은 대가를 필요로 합니다. 방 안에서 했던 그 공부가 현실이 되는 날이 옵니다. 아마 본인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나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천을 하고 실행을 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지나고 나니 드는 생각을 옮겼습니다. 막막해서 엄두가 나지 않아 마음을 닫아버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누구도 막지 못할 성을 쌓아보세요. 내 마음에 쏙 드는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