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키 Jan 21. 2024

다브레 마을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오랫동안 서양의 전통 풍경화는 ‘재구성’된 자연을 그렸다. 화가들은 나무나 바위 등의 모형을 만든 뒤 그들을 그림의 전체 구도에 적합하게 재배치하여 그렸다. 그러나 코로를 비롯한 19세기 풍경 화가는 보이는 대로의 풍경을 가능한 한 많이 스케치하여, 실제의 날씨와 빛을 유심히 살핀 뒤 그리곤 했다.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Jean-Baptiste Camille Corot <Ville-d’Avray>, (1867) 출처: Wiki



+ 하루키 감상

말년에 카미유 코로는 파리에 살면서 풍경화에 집중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가까운 교외로 이동해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그는 자연을 인간이 정복해야 할 혹은 종교의 하위 개념이 아닌 인간과 공존해야 할, 함께 번영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했습니다.


1867년 화창한 초가을. 친구와의 약속에 늦기나 한 것처럼 코로는 쫓기듯 움직이고 있습니다. 곧 마차가 도착하자 준비한 화구와 캔버스를 들고 탔습니다. 그가 향한 곳은 파리에서 약 11km 떨어진 서쪽, 교외의 작은 마을 다브레Ville-d'Avray. 덜컹거리며 이동하는 마차 속에서 양손에는 잠봉뵈르(샌드위치)와 목탄이 들려 있었고, 그의 눈은 창 밖 풍경에 고정돼 있습니다. 귀는 마차 소리로 예민합니다. 그의 머릿속은 (마차) 창 밖에서 불어온 리듬감 있는 서남풍을 맞으며, 드문드문 서있는 떡갈나무, 잡초, 작은 돌멩이들, 흔들리고 건들고, 구르는, 스케치 중입니다.


코로는 다브레Ville-d'Avray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며칠 전 그림을 그렸던 장소로 이동해 똑같은 위치에 이젤과 작은 의자를 펼칩니다. 캔버스를 꺼내려하는데 기이함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풍경은 정지된 것이 없었습니다. 구름도, 강 수면에 비친 수도원도, 공기도, 바람에 움직이는 나뭇가지와 사람들까지.


문득 지난번 그린 그림을 꺼내 보았습니다. 오늘 본 풍경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지해 있을 뿐. 눈앞에 펼쳐진 움직임. 그리고 싶습니다. 고유의 진폭으로 떨리는 풍경을.



&



1. 드립 커피를 마십니다. 벌써 세 모금째. 코끝의 헤이즐넛 향은 감각을 더욱 명료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참) <다브레 마을>의 그림을 보다, 시간대를 오후 3시와 5시 사이로 추측합니다. 전체적으로 다브레 마을을 감싼 포근한 빛. 


2. 눈길을 끈 세 가지


전경, 두 그루의 나무. 나뭇가지의 흔들림. 나뭇잎의 움직임에서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중경, 강 수면에는 하늘과 건물, 사람과 주변이 비칩니다. 자세히 보니 작은 물살들이 끊임없이 물결칩니다.

후경, 사실적인 건물 뒤편으로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여백과 여백사이, 드문드문 보이는 흰 구름,  시선이 구름에 닿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갑니다.


3. 정지된, 운동하지 않는, 미약한 에너지, 무언가를 감춘듯한 미스터리 한 다브레 마을. 갑자기 흔들립니다. 예민함은 의식의 수면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떨어져 파문을 일으킵니다. 동심원을 그리며 퍼집니다. 인상의 다브레 마을이 재현된 것 같습니다 ...

* 화가 -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Jean-Baptiste Camille Corot(1796 ~ 1875, 프랑스)

+ 전기(1796~1820)


코로는 1796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납니다. 그의 가족은 부유했습니다. 코로는 일찍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11살 때부터 정규 수업이 아닌 개인 수업으로 그림 교육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업가로서의 커리어를 쌓길 바랐습니다.


아버지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코로는 여가 시간에 미술 공부를 계속하였고, 1816년, 그는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이었던 풍경화가 아킬레 에트나 미샬롱으로부터 사사받습니다.

+ 중기(1820-1845)


1825년 코로는 로마 여행을 떠납니다. 그는 로마에서 3년 동안 머물며 이탈리아의 풍경을 스케치하였고, 이 시기 그는 밝은 색조와 부드러운 붓놀림을 사용하여 자신의 독특한 화풍을 확립하기 시작합니다.


1828년 코로는 프랑스로 돌아와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는 주로 자연을 주제로 한 풍경화를 그렸으며, 특히 퐁텐블로 숲과 브르타뉴 지방의 풍경을 많이 그립니다.


+ 후기(1846-1875)


코로의 그림은 유명해집니다. 1846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1867년에는 나폴레옹 3세 황제가 그의 그림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후기 인상파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1875년(78세) 파리에서 사망합니다. 그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림 그리는 삶을 살다 떠납니다.


+ 비평적 관점

코로는 야외에서 직접 스케치하는 것을 중요시했지만,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구도와 구성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은 일부 비평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미술 평론가 로저 프라이 (Roger Fry)는 코로의 작품을 "형식적인 전통에 얽매인 화가"라고 비판했다.



* * *

+ 회화 스타일

1. 야외에서 직접 스케치

코로는 자연의 빛과 색채를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야외에서 직접 스케치하는 것을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주로 봄과 여름에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작은 유화 스케치와 드로잉을 많이 남깁니다. 이러한 스케치는 그의 작품의 기초가 되었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 밝은 색조와 부드러운 붓놀림

코로는 밝은 색조와 부드러운 붓놀림을 사용하여 자연의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입니다. 그는 흰색과 노란색, 푸른색 등의 밝은 색조를 사용하여 자연의 빛을 표현하였고, 부드러운 붓놀림으로 자연의 부드러운 질감을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색감과 붓놀림은 코로 작품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전통적인 구도와 구성을 따랐던 점

코로는 풍경화의 중심에 인물이나 건물 등을 배치하여 풍경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는 종종 어린아이, 목동, 농부, 성인 여성 등을 풍경 속에 배치하여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그림에 헌신한 화가. 평생 풍경화를 그린 화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화가.

출처: Wiki






"너는 나의 마음에 온화한 사랑의 불을 붙여

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는구나" _1일 1클래식

/

An die Musik 음악에게, 31살 짧은 생애를 살다 간 슈베르트! 그의 아름다운 가사를 남긴다 _하루키

Elisabeth Schwarzkopf sings "An die Musik" by Schubert


An die Musik 음악에게 / Schubert 슈베르트


Du holde Kunst, in wieviel grauen Stunden,

너 고상한 예술아, 얼마나 많은 음울한 시간에,

Wo mich des Lebens wilder Kreis umstrickt,

나를 인생의 황량한 영역이 농락할 때에,

Hast du mein Herz zu warmer Lieb’ entzunden,

너는 나의 마음에게 온화한 사랑을 불 붙였지, 

Hast mich in eine bessre Welt entrückt!

(너는)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였다!


Oft hat ein Seufzer, deiner Harf’ entflossen,

때때로 한숨이 너의 하프에서 흘러나왔지,

Ein süsser, heiliger Akkord von dir,

더 달콤하고 더 신성한 너의 화음이,

Den Himmel bessrer Zeiten mir erschlossen,

더 나은 때의 하늘을 나에게 열어주었지,

Du holde Kunst, ich danke dir dafür!

너 고상한 예술아, 나는 너에게 감사한다 그것을!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Jean-Baptiste-Camille Corot

[2] britannica: Jean-Baptiste-Camille Corot

[3] museothyssen: Jean-Baptiste-Camille Corot

이전 12화 샬롯의 여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