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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Feb 18. 2024

가장 높은 경매가를 부른 사람에게로

해리 허먼 로즈랜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크게 감동받은 그림으로, 그녀가 미술 작품을 수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노예 시장에 선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미국인들에겐 지우고 싶은 과거를 상기시킨다 하여 전시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술작품은 때로 직시하고, 반성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Harry Roseland <To the Highest Bidder>, (1906) 출처: Wiki



+ 하루키 감상

남북전쟁(American Civil War)은 1861년에 시작해 1865년에 끝납니다. 링컨이 이끄는 북부 연합의 승리로 전쟁은 끝나고 노예제는 폐지됩니다. 2년 후 뉴욕 브루클린 백인 독일 이민자 가정에서 해리 허먼 로즈랜드는 태어납니다.


브루클린에서 자유민(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흑인, 백인 구분 없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성인이 된 로즈랜드. 로즈랜드는 1890년대부터 자유민(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매료되어 그들의 일상과 모습을 주제 삼아 그림을 그립니다. 1905년, 브루클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주제로 한 개인 전시회를 크게 열었고, 뉴욕의 여러 매스컴에 주목을 받습니다. 전시회 마지막 날 부유한 자유민(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과 악수를 했습니다. 일면식도 없었던 이 남성은 하얀색 쪽지를 악수한 손에 남긴 채 사라집니다. 로즈랜드는 몰래 쪽지를 펼쳐 봤습니다. 


"노예제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뉴멕시코 산타페 근처 대농장에 미국에서 가장 큰 흑인 인신매매 시장이 있습니다."


로즈랜드는 다음 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텍사스주 북부 댈러스까지 이동, 역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후, 다음 날 아침 마차를 타고 뉴멕시코주 산타페로 이동을 합니다. 꼬박 3일이 걸립니다. 산타페에 도착. 8월, 태양이 이글거리는 계절에도 (해발 2,234m의 고지대에 있는) 산타페는 낮은 습도와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가을 같습니다. 


로즈랜드는 호텔에 도착하자 로비에서 (자신의) 농장에 일 할 흑인을 구한다고 물어봅니다. 이름과 장소가 적힌 명함을 건네받습니다. 로즈랜드는 바로 마차를 불러 명함의 장소로 이동합니다 ... ... 엄청난 규모의 노예시장. 6 ~ 7세로 보이는 흑인 소년과 소녀, 20 ~ 30대의 건강한 흑인 여성과 건장한 흑인 남자. 수많은 백인들은 여기저기서 숫자가 적힌 화이트보드를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땅땅땅'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로즈랜드는 공포와 놀라움에 움츠러듭니다.



&



1. 20대 초반의 여성. 170cm는 되어 보이는 큰 키에 큰 눈, 두툼한 입술에 꽉 다문 입. 잔근육이 도드라진 굵은 팔뚝. 떡 벌어진 어깨. 왜소해 보이지도, 병약해 보이지도 않는 그녀의 외모에서 강인한 여성성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 눈이 ... 흰자 속 검은 눈동자는 한껏 움츠려 있습니다. 몸은 떨지 않았지만 ... 눈동자는, 검은 눈동자는 떨고 있습니다.  


2. 소녀일까 소년일까. 원색은 하얀색이었을 것 같은 더럽혀진 갈색 원피스. 6세로 보이는 아이는 한 손은 여성의 허리춤을 꽉 잡고 다른 한 손은 여성의 치마를 꽉 잡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여성의 한 손은 아이의 팔을 손등에 핏줄까지 세워가며 꽉 잡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아이의 뒷덜미를 꼭 않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아. 절대로, 절대로."


3. 여성의 떨고 있는 (검은) 눈동자. 아이의 (증오의) 눈빛. 이들은 벌거벗겨진, 취약한 상태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림 속) 맨발과 같은 상태. 안타깝습니다. 두 사람의 남은 생의 여정은 맨발로 살아가야 합니다. . . 간절한 외침이 들립니다.


"도와주세요."

* 화가 - 해리 허먼 로즈랜드Harry Herman Roseland (1867~1950, 미국)

+ 전기(1867 ~ 1889)


로즈랜드는 1867년 브루클린에서 (백인) 독일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납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고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다 화가 존 버나드 휘태커와 제임스 캐롤 벡위드를 만나 그림을 배웁니다. 


1880년대부터 국립 디자인 아카데미와 여러 장소에서 그림을 전시하기 시작합니다.


+ 중기(1890 ~ 1919)


1890년대에 들어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과 문화에 매료되면서 로즈랜드의 스타일과 주제는 변합니다. 그는 백인 여성 고객의 손바닥과 찻잎을 읽는 흑인 여성 점쟁이의 장면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 그림은 인기를 끌어 엽서와 판화로 인쇄됩니다. 이 그림들은 당시의 사회적, 인종적 역학 관계는 물론 영성주의와 신비주의의 영향도 반영합니다. 로즈랜드는 종교 모임, 결혼식, 장례식, 해방 축하 행사와 같은 흑인 생활의 다른 측면도 그립니다.


+ 후기(1920 ~ 1950)


1950년 사망할 때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소재로 한 장르를 계속 그립니다. 또한 풍경, 정물, 역사적 장면과 같은 다른 주제를 실험하기도 합니다. 로즈랜드는 브루클린 아트 클럽, 보스턴 아트 클럽, 미국 미술협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작품으로 많은 상과 영예를 얻습니다.


+ 비평적 관점


로즈랜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적인 묘사, 감상적인 어조, 정치적 또는 사회적 논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로즈랜드가 상업적 이익을 위해 흑인 피사체를 착취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비평가들은 그가 흑인의 존엄성과 인간성을 존중하는 관찰자라고 옹호하기도 합니다.



* * *


+ 주요 특징


1.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


로즈랜드는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사회 구조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으며, 특히 남부 시골 지역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종종 일상생활의 장면을 묘사하여 단순한 관찰을 뛰어넘는 서사적 깊이감을 부여합니다. 그의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주제는 점술을 묘사한 것인데, 그는 이를 통해 희망, 신앙, 인종 및 사회 격차를 뛰어넘는 삶의 상호 연결성이라는 더 넓은 주제를 탐구했습니다.


2. 사실주의


로즈랜드의 사실적인 접근 방식은 단순히 자신이 그린 대상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생명력과 감정적 깊이를 불어넣어 그림을 보는 이의 개인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 흙빛 팔레트


로즈랜드는 주제와 주제를 보완하는 흙빛 팔레트를 사용해 따뜻함과 친숙함을 만듭니다. 그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숙련은 작품에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피사체의 표현과 감정을 강조합니다. 그의 그림에서 빛과 색상의 상호 작용은 미적 매력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장면의 내러티브와 관객의 참여를 심화시킵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1900년대 초. 부자 백인 여성이 흑인 점술가를 찾아 차를 마셨다고 합니다. 이유는, 찻잔에 남은 찻잎을 보고 점을 치기 위함입니다. (당시 유행했다고 합니다) 하기 그림에서 백인 여성이 등장하는 그림은 찻잎 점을 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

출처: Encore-editions






"표면적으로는 서정적이고, 즉흥적이고,

신낭만주의적인 목가처럼 보이지만,

곡의 진정한 실마리는 바로 제목에 있다."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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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Mélancolie한 일요일 아침. 그래서일까, 음악과 아침, 한 편의 그림이 어울린다. _하루키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Harry Roseland

[2] prabook: Harry Roseland

[3] encore-editionsHarry Ros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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