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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의식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하나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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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Feb 11. 2024

어부의 작별

필립 사디

네덜란드의 어느 바닷가, 고깃배를 타고 떠나는 아빠가 아이를 안는다. 나막신을 신은 아이 엄마의 떨군 고개에 두려움과 걱정이 걸려 있다. 아빠의 목을 껴안는 아이도, 엄마의 등에 안긴 꼬맹이도, 이 광경이 머지않아 자신들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Philip Lodewijk Jacob Frederik Sadee <The Fisherman's Goodbye> 출처: Wiki

+ 하루키 감상

1870년대 30대 필립 사디는 네덜란드에서 역사화, 종교화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암스테르담, 로체르담, 헤이그에서 매년 1~2회씩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는 전시회의 참여나 홍보 외에는 두문불출 작업실에서 그림만 그렸습니다.

1875년 로체르담에서 전시회를 마치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하는 마차 안에서 필립 사디는 시종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로체르담에서 있었던 불쾌한 기억. 한 저명한 네덜란드 미술 평론가가 자신의 그림에 혁신도, 비전도 없다는 독설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얼마쯤, 마차의 열린 창으로 짭쪼름한 바다 냄새가 들어왔습니다. 사디는 정신을 차립니다. 창밖에는 갈매기 두 마리. 파란 하늘, 바다. 어선 2 ~ 3척.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노르트베이크 해변의 오후.

(갑자기) 필립 사디는 온몸이 감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풍경. 장 프랑수아 밀레 <감자를 수확하는 농부>

장 프랑수아 밀레 <감자를 수확하는 농부la recolte des pmmes de terre>, (1855) 출처: Wiki

들판은 바다가 되었고, 지평선은 수평선으로. 배에 탄 사람들은 농부 주변에 일하는 일꾼들로 보였습니다. 영감. 서둘러 마부에 명령해 마차를 세우고, 스케치북에 스케치를 시작합니다. 노르트베이크의 바다와 어선, 어부. 그리고 필립 사디가 느낀 애수를 전하기 위해 전경에 어부 가족을 그립니다. 어부와 아내, 7살쯤 보이는 여자아이. 3살쯤 보이는 남자아이를.

1. 바다는 변덕쟁이입니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조증 현상을 보입니다. 갑자기 격렬한 비바람과 파도를 일으키다 순식간에 고요가 찾아와 화창해 집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바다를 상대하는 어부가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침묵과 존중. 순응일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예측될 수 없는 바다에 대한.

2. 어부가 된다는 것. 바다를 상대한다는 것. 원해서 혹은 원대한 목표가 있어서는 아닐 것입니다. 먹고살아야 한다. 가족을 지켜야 한다.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선택에 따른 책임감.

3. 일곱살 딸은 아버지를 10번이고 20번이고 계속 안으려 하고 어부는 딸을 진정시키고 떨어뜨립니다. 안고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아내는 칭얼대는 세살 아들을 토닥이며 근심스러운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분명 바다는 평온하고, 뒤편 동료 어부들은 평화로운 표정인데 ... 불안이 ... 알 수 없는 ... 불안이 ... 출렁이는 파도처럼 밀려듭니다.

인간의 삶, (그 자체로) 불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삶을) 살아갑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존재의 이유.

가족, 아닐까요

* 화가 - 필립 사디Philip Sadée (1937 - 1904, 네덜란드)

+ 전기(1837~1865)

사디는 헤이그에서 태어나 아카데미와 역사 및 종교를 주제로 한 화가인 J E J 반 덴 베르그의 스튜디오에서 공부합니다. 그는 성경의 장면과 역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1853년부터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에서 작품을 전시합니다.

+ 중기(1866~1885)

사디는 1866년 동료 학생인 율리우스 반 데 산데 바쿠이젠과 함께 뒤셀도르프로 가서 몇 달 동안 공부를 합니다. 그는 자연과 농촌 생활을 묘사할 때 디테일과 정확성을 강조한 뒤셀도르프 학파의 독일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다양한 풍경과 문화를 관찰합니다. 점차 역사적 주제에서 장르적 장면으로 초점을 옮겨 셰베닝겐, 카트베이크, 노르트베이크 및 기타 해안 마을에서 어부와 농민의 일상을 묘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밝은 색채와 활기찬 붓놀림으로 바다와 모래언덕의 빛과 분위기를 포착합니다.

+ 후기(1886 - 1904)

사디는 어부와 농민을 소재로 한 장르적 장면을 계속 그렸지만 도시 생활, 종교 의식, 사회 문제와 같은 다른 주제도 탐구했습니다. 그는 인상주의, 점묘법, 상징주의 등 다양한 기법과 스타일을 실험했습니다. 정물과 풍경화도 그렸습니다. 1890년부터 1899년까지 헤이그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면서 젊은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1904년 헤이그에서 사망합니다.

+ 비평적 관점

미술계의 일부 비평가들은 사디의 작품은 전통적이거나 보수적이라 여겼습니다. 사실적인 묘사와 농촌 주제에 대한 그의 고수는 동시대 사람들이 수용한 혁신이나 아방가르드 정신이 부족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사디는 첫인상과 첫사랑에 충실했던 화가입니다. 그는 예술의 진화나 취향의 변화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같은 주제, 같은 장면, 같은 색채를 같은 기법과 같은 스타일로 계속 그렸습니다. 그의 그림은 변화나 발전 없이 단조롭고 반복적입니다." (신기드, 1895)

* * *

+ 주요 특징

1. 장르 회화

그는 어부, 그들의 아내와 아이들, 배와 그물, 그리고 그들의 일상적인 투쟁과 기쁨을 그린 많은 장면을 그렸습니다. 그는 바다와 해변의 빛과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해 밝은 색채와 표현적인 붓질을 사용했습니다. 그는 또한 밭에서 일하거나 감자를 수확하거나 노동 후 휴식을 취하는 농부들과 같은 농촌 생활의 다른 측면을 그렸습니다. 그는 피사체를 이상화하거나 낭만화하지 않고 동정심과 존중을 보여주었습니다.

2. 역사 회화

초기 경력에서 사디는 당시의 학문적 전통에 따라 성경의 장면과 역사적 사건을 그렸습니다. 그는 고전적인 구도, 풍부한 색채, 극적인 효과를 사용하여 웅장하고 엄숙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점차 이러한 스타일을 버리고 현대적인 주제에 집중합니다.

3. 사실적 낭만주의

그는 얼굴, 옷, 배경의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이며 사실적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또한 미묘한 표정과 제스처를 사용하여 앉아있는 사람의 개성과 분위기를 포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종종 인물을 강조하기 위해 어둡거나 중립적인 배경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