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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기록한다면

나의 이키가이

by 하루만

몇 번의 릴스를 제작해 보면서 나에게 맞는 주제는 글로 에세이를 쓰듯, 영상으로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라는 답을 내렸다.


"이키가이"

일본어로 살아가는 보람과 이유를 뜻한다.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이상의 개념이고, 삶의 의미와 동기를 주는 원천을 말한다.



일본의 전통적인 이키가이 개념은 다음 네 요소의 교차점에 있다.


1. 내가 좋아하는 것
2. 내가 잘하는 것
3.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4. 내가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돈이 되는 것)


이 네 가지가 겹치는 지점을 이키가이라고 부른다.




찰나를 붙잡는 것, 나의 이키가이


내가 일상을 기록하는 이유는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새벽에 도착한다는 딸을 기다리다 문 열리는 소리에 뛰어나오는 엄마,

휴게소 핫바 하나에 웃음 터지는 아이들,

국밥을 완뚝해버린 아이 그릇,

목욕탕 가는 손에 들린 바구니,

오랜만에 방문한 낯익은 친정집 모습


이 모든 것은 눈을 깜빡이는 사이 사라지지만,
기록을 통해 다시 불러내진다.


나를 향한 엄마의 사랑

아이들의 귀여움

어릴 적 자라온 집의 추억


그 순간, 찰나의 감정
나는 오늘도 글과 영상 속에서 시간을 붙잡는다.
이것이 내가 매일 기록하는 이유이고,
아마도 나의 이키가이일 것이다.




▪️일상 기록을 이키가이로 만드는 4단계

1단계. 좋아하는 기록의 방식 찾기

-글, 사진, 영상, 오디오 중 가장 즐겁고 오래 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다. (사실 한 가지 방식을 고를 수는 없다. 기록에 필요한 이 작업들이 나는 전부 좋다.)


-주제도 다양하게 시도하며 “오늘 나의 기록이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나?”를 점검한다.


2단계. 기록 기술과 시선 키우기

-글쓰기, 촬영, 편집, 스토리텔링 능력을 발전시킨다. (특히 영상공부가 필수적이다.)


-나만의 색감, 문체, 관찰 포인트 같은 ‘시그니처’를 만든다.(아.. 정말 갖고 싶다.)



3단계. 공유를 통한 연결 만들기

-SNS·블로그·유튜브 등에서 꾸준히 발행하며 독자·시청자와 소통한다.


-단순 정보보다 공감과 영감을 주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4단계. 지속 가능한 구조 만들기

-내 취향을 담은 기록을 쌓아서 협찬이나 광고를 받는다.


-다른 이들에게도 각자 자신의 색으로 기록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수익은 목표가 아니라, 기록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동력으로 활용한다.




엊그제 돈블 줌 수업시간

컨설팅받는 분들이 끝나고 근황을 나누던 때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실 분 없으신가요?" 하고 리더님이 물으셨다.


난 줌화면을 잠시 끄고 코를 골기 시작한 남편을 피해 이동하던 차였다. 자세를 잡고 다시 화면을 켜는데 그때, 내 이름이 불렸다.

"하루만 님!"


리더님은 아직도 내가 릴스만드는 것을 주저하고 있나 싶어 연신 애정 어린 충고를 쏟아내셨다.


"인스타 생태계를 둘러보며 재미있게 하나씩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재밌어요? 그래. 재밌으면 됐지."


리더님도 얼마나 속이 터지실까.

느리지만 거북이걸음으로 1mm씩 전진 중이다. 방향은 잘 잡았으니 눈부신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가보자.


나의 걸음도 언젠가는 기록의 한 챕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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