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행복을
최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을 체감한 순간이 있었다. 흔한 자기계발서 속의 말처럼, 어떤 순간에도 감사할 일을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삶의 모든 것에 감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행복은 찾아온다는 건 숱하게 읽었지만 크게 체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내와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오면서 아내의 한 마디에서 '이런 게 일상 속의 행복이구나'를 알게 됐다. 임신 중인 아내는 태어날 아이를 위해 평소 여러 건강한 음식들을 먹으려 노력 중에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좋아하던 떡볶이를 자주 먹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 아내와 함께 근처 시장에 있는 떡볶이 집을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나는 어묵을 먹고 아내는 떡볶이를 먹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먹고 싶은 걸 맛있게 먹는 아내를 보니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그렇게 음식을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아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까지 먹으러 갔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내에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나의 고민거리들을 말하게 됐다. 임신한 아내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판에 나는 고민을 이야기하고 말았다. 고민을 떠들어버린 후 많은 후회가 밀려왔지만 다행스럽게도 침착한 성격의 아내는 끝까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잘 해나 가보자는 긍정적인 말로 대화를 잘 마무리시켰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내는 내가 앞서했던 고민거리들을 언급하더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오빠가 걱정하는 부분도 이해하는데 걱정 때문에 오늘 같은 일상 속 즐거움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도 괜찮고 앞으로 우린 잘 해낼 거라고 믿어. 그러니까 지금처럼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며 지내자."
내 손을 잡고 이야기하는 아내의 말이 큰 위로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이런 게 행복이구나'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리고 24시간 중 걱정하는 일 때문에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행복한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지금 같이 있는 것에 감사하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결국 극복할 수 있을 것인데, 나는 나를 믿지 못했는지 많은 행복한 순간들을 놓쳐버린 것 같았다.
얼마나 많은 행복을 고민 앞에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며 외면해 왔는지 생각해 보면, 정말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