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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상인 Jul 29. 2024

역시 '그릇'이 중요해

효율, 최적화를 넘어서는 태도

그릇은 음식 등을 담는 용기를 말한다.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 그릇을 사람에게 적용하면, 그 일을 마땅히 해낼 능력 등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나는 이 '그릇'이 요즘처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정말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가치들은 각자가 주관적인 기준을 갖고 있기에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기 어렵다. 대체 그릇이 큰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저 어려워 보이는 능력을 해내면 그게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인지 아니면 불평불만 없이 해내는 사람이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인지 알 방법이 없다. 단순히 업무 능력만으로 평가하는 식의 파편적인 기준으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을 설명할 '그릇'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렇다는 분명히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그릇'이 '어떤 경험이든 관계없이 그게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게 경제적인 어려움이든 시간이 걸리는 일이든 어떤 일이든 관계없이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보이는 문제로 좌절하지 않았다. 내가 볼 땐 충분히 걱정이 될만한 일로 보였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 번은 걱정이 되거나 불안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를 외면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 그게 충분히 문제가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과정으로 여기거나 자신이 충분히 해결할 만한 일이라고 믿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게 '그릇'이라고 느꼈다. 


문제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믿음, 그리고 그걸 해낼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자신감이 보였다. '그릇'까지 이야기해야 할 정도의 문제는 단시간 내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필히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그릇이 큰 사람은 근본적인 해결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단순히 주먹구구식의 문제 해결이 아니다. 그렇기에 100% 확실한 방법까진 사람이라 찾지 못할 수 있더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시도하지 않게 된다. 


힘든 그 과정을 온전히 겪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어렵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생각에 이르렀으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하지만 이들도 처음부터 이러한 태도를 갖고 있던 건 아닐 것이다. 시도했다가 주저하기도 하고, 잘 안 되는 바람에 그만하고 싶기도 한 과정을 여러 차례 그것도 분야에 관계없이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성공에 관계없이 여러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해보라고 하는 것이다. 자신이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그렇게 하면 무언가 배우는 게 있고 성장한다고 믿기에 계속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그릇'이 커가는 게 아닐까 한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거나, 배움의 기회가 많고 나이에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는 시대다. 물론 이런 사람이 없다는 건 아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면 시시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걸 고려하면 과정 없이 되는 일은 없기에 요즘처럼 효율을 생각하는 이 시기야 말로 근본적인 것들에 눈을 둬야 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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