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라는 방송이 있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각자 어려운 사정이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백종원과 유명 셰프들로부터 조언도 얻고 자신만의 가게도 얻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를 주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는 점과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방송의 회차가 거듭할수록 느끼는 게 있다. 모든 지원자가 각각 절실한 이유를 갖고 있지만, 절실하다고 해서 모두가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진 않다는 점이다. 방송이라는 특수한 상황 안에서 행동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치부가 공개되는 동시에 영상으로 남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한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이 어떤 태도를 유지할 것인가 역시 노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요식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인 만큼 음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나, 프로그램 안에서의 룰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여 탈락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절실한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태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 기회는 기회가 아니게 된다.
시청률을 필요로 하는 방송의 특성상 자극적인 편집이 있을 수 있고, 지원자 개인적으로는 방송되지 않은 부분에서 최선을 다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살아남기 위해 요구되는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절실함을 걸고 도전했다고 해도 지원한 절실한 동기가 무엇이든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 것이다.
나는 방송을 보며 대체 무엇이 이러한 태도의 차이를 만드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의 결론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보는 능력의 차이에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지원자의 입장에 있지 이미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 등 자신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절실함과 어우러져 지금 이 프로그램에서 최종 생존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결국 성공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