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싫어하는 표현을 쓰지 않으신가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공부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기 방 책상에 앉아 있어서 얘가 왠일로 공부를 열심히 하네? 싶어 들어가보면 공부는 무슨..친구들이랑 카카오톡을 하거나 마법 천자문 같은 책을 보기 일쑤이다.

오늘은 얘가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야! 이런 날도 있네..싶어서 살며시 첫째 아이 방에 들어갔다.


"야! 네가 왠일이냐?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왠일로 네가 공부를 다하고"

"나도 열심히 공부할 때 있거든? 맨날 나는 딴짓만 하는줄 알아?"


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그냥 열심히 공부한다고 칭찬해주면 되는건데..빈정거리는 표현 때문에 역효과가 난 것이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표현


우리는 무심코 말을 하다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한 말인데 그게 상대에게는 비수가 되는 말인 것이다. 어떤 말들이 있을까?


- 아니, 그게 아니지!
- 이 정도 말해줬으면 이제 알겠지?
- 너는 잘 모르겠지만~
- 아, 됐고!
- 네가 왠일이냐?
- 또 그러네!
- 그러면 그렇지~
- 기대도 안 해
- 그건 내 알 바 아니야
- 네가 무슨 상관인데?


당장 떠오르는 표현만 해도 이 정도이다. 그 외에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표현을 남에게 하기도 하고, 남에게 듣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이런 표현은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닫히게 한다. 관계에 금이 가게 하는 저주의 언어인 것이다. 나는 진짜 별 생각없이 쓰는 말이다. 내가 이런 말했는지 솔직히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은 이런 말을 들으면 기억하게 된다. 절대 쿨하게 넘길 수 있는 표현이 아닌 것이다.


위에서 적은 표현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나를 무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람은 자존심이 상할 때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부부싸움을 할 때 금기사항이 있다. 절대 상대방이나 상대 배우자 집안에 대해 험담하면 안 된다. 이는 선을 넘는 행동이다.


"난 처가만 생각하면 이가 갈려"

"돈도 제대로 못 벌어오면서 집안일도 안하고"

"매일 밖으로 싸돌아 다니기나 하지 애들이 공부를 못하지"


이런 말은 상대방 자존심을 건드는 말이다. 문제 그 자체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비난하게 되기에 문제해결은 커녕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다.




바람직한 표현 방법


이런 표현이 습관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쓰는 사람들이 있다. 언어 습관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라 내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고치기 어렵다.


아래 방법은 내 잘못된 표현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1. 조심해야 할 말 리스트를 만들자


막연하게 "앞으로 말 할 때 조심해야지" 이런 생각을 갖고는 내 언어 습관을 개선하기 어렵다. 내가 잘쓰는 표현 중에 문제가 되는 표현을 정리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특히 배우자나 자녀에게 무심코 쓰는 표현이 있다면 꼭 기록하자.


잘 하는게 하나도 없어.

또 물 엎지른거야?

너도 옆집 아이처럼 공부 좀 열심히 해봐


하나하나 떠오르는 것들을 정리해서 리스트로 만들어 보자. 그리고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2.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 한 번 물어보자


내가 혹시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가족, 친한 친구는 나를 오랫동안 바라본 사람들이다. 나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요즘은 많은 회사에서 동료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그 때 나온 동료의 의견 중 이런 코멘트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개인 사생활을 종종 물어본다"


충격이었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친한 동료에게 나에게 실제로 그런 면이 있는지 정말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가끔 다른 사람에게 애인은 있는지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 때 특히 여직원들은 당황하더라고"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표현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구나 싶었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남을 불편하게 하는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3. 잘못된 표현을 할 때마다 벌금을 내자


말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내 삶에서 오랜 기간 형성되었기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아예 벌금을 걸자. 금연 시도하는 사람이 담배를 다시 피다 걸릴 경우 1만원 벌금을 약속하는 것처럼, 쓰지 않을 말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이걸 어기면 벌금을 걸자.

위 포스트잇처럼 리스트를 적고난 뒤, 나도 모르게 말했다가 아차! 싶으면 벌금을 배우자나 아이에게 내는 것이다.




4. 내 생각 자체를 바꾸자


말을 자기 생각을 반영한다. 애초에 말 실수를 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남이 들으면 기분 나쁠 것 같은 표현이 있다면 애초에 그것과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툭하면 지나가는 사람들 외모를 비하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한 번은 큰 소리로 "저 사람 진짜 못생겼네" 중얼거렸다가 시비가 붙은 적도 있을 정도이다.

이 사람은 그렇다면 속으로만 남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까? 결코 아니다. 남의 외모 가지고 비웃는 생각 자체를 안해야 한다.


신앙인이라면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는 사무엘서 말씀을 떠올리며 회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내가 외모로 평가받기 싫으면 나도 평가하지 말라" 는 황금률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바꿀 때 남에게 상처주는 표현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게 근본 해결책이다.




마무리하며


"너나 잘해",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가지고"..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말을 쓰기도 듣기도 한다. 이런 표현은 비록 욕설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그 해악은 욕설 못지않다.


내가 상처받은 것만 떠올리기 이전에, 남에게 상처 주는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자. 일방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서로 그런 표현을 카운터 펀치 마냥 주고 받는 것이다. 사람간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남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훨신 더 중요하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전형적인 남이 싫어하는 행동이니 각별히 조심하자.


"말이 주는 상처는 칼이 주는 상처보다 크다" (모로코 속담)
keyword
이전 06화나만 아는 전문용어를 자주 쓰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