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못러에서 벗어나기
제 2차 세계대전 때 이야기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미군 부대는 프랑스 주요 지역들을 하나씩 탈환한 후 독일 베를린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군인들은 왜 내가 머나먼 유럽 땅에 와서 목숨 바쳐 독일군과 싸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들은 유태인 강제 수용소에 들어가게 된다. 지키던 독일군은 이미 다 도망친 상태였고, 그 안에는 수만명의 시체들이 풍기는 썩는 냄새,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아우성이 섞여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미군들은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왜 내가 이 머나먼 유럽땅에 와서 싸우고 있는지, 내가 싸워야 수많은 유태인들을 하나라도 더 구할 수 있구나, 우리는 절대악의 세력과 싸우고 있구나 이걸 스스로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부터 미군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가게 되었고, 독일 베를린을 향해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야기와 같이, 사람은 일을 하는 이유를 이해할 때 동기부여가 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즉 일의 목적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자기계발 강사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사람은 내가 왜 일을 하는지(Why)를 깨달아야 비로소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하였다. 내가 무엇(What)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How) 하고 있는지는 일을 하는 방법일 뿐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나는 왜 지금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일까? 매일같이 지옥철에서 수없이 밀려가며 휴대용 선풍기에 의지하여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출근하고 있다. 이 고통을 견뎌낼만큼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 가치가 있을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교육을 기획하고 강의실을 확보하고 수강생 모집하고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과연 나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내가 회사를 떠나게 되었을 때 지금 이 업무 경력이 과연 나의 제 2의 인생을 보장해줄 것인가? 솔직히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더 출근길이 괴롭게만 느껴지나 보다.
왜 일을 하는가? =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가?
일을 왜 하는지 그 목적을 찾는건 결코 쉽지 않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이런 모범답안 같은 목적으로는 결코 나를 깨울 수 없다. 회사가 발전하면 나에게 좋은건 도대체 뭐지? 끊임없는 물음표만 계속 생겨나게 된다. 결국은 내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 이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 이익이 되어야 사람은 일의 목적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 목적은 회사 안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밖에서 찾을 수도 있다. 가령 지금 내가 교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이 업무를 통해 회사 안에서 팀장이 되고 교육 임원이 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내가 이 회사를 나갔을 때 회사에 있었을 당시에 했던 풍부한 교육설계, 교육안 제작,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결국 내가 제 2의 인생을 펼치는데 있어 지금 하는 회사일이 도움이 되기에 여기에서 일의 목적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후배 직원에게 어떤 업무를 시킬 경우, 어떻게 말하는가? 이 세 가지를 말해주면 후배 직원들은 대체로 납득하고 일하게 된다.
- 지난주 충청지역 영업실적 내일 18시까지 엑셀로 정리해줘 (X)
- 이번 임원회의 때 충청지역 매출 증가방안 논의 자료로 쓰려고 하니 영업실적 좀 내일 18시까지 엑셀로 정리해줘 (O)
두 문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일의 배경을 알게 되면 내가 이 일을 했을 때 어떤 기여를 하게 되는지 알게 된다. 내가 단순히 소모품이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걸 인식하게 된다.
회사에서 정보를 많이 안다는 것은 큰 힘이다. 사람들이 흡연하는 자리나 회식자리에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이유도 정보를 얻기 위함이 크다. 편안한 자리에서는 평소에 꽁꽁 싸매둔 고급정보들이 뽁뽁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꼭 고급정보가 아닐지라도 신입사원들은 정보에 목말라있다. 이건 연예인들 가십거리 아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나 역시 회사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인식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시킬 때 관련 정보를 꼭 공유하자. 민감한 정보는 제외하더라도 주니어들이 회사 돌아가는 사정, 이 일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은 꼭 알 수 있도록 하자. 그럼 납득을 하고 일하게 된다.
의사결정은 임원이나 팀장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중요한 의사결정을 후배 사원들이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간단한 일은 일하는 사람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결정권을 부여해보자.
교육할 때 안내문은 어떤 느낌으로 만들까? 이번 서빙로봇 마케팅은 어떤 컨셉으로 가볼까? 이런 결정권을 후배들에게 줘보자.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이렇게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구나! 놀라게 될 것이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이 조직에서 중요하다고 인정받는 느낌을 갖게 한다.
모든 일을 다 이해타산적으로 할 수는 없다. 당장 택배함에서 택배 들고 오는 막내에게 "이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이야!" 이러면 속으로 비웃을 것이다.
그러나 택배 수령도 요령이 있다. 시킨 것 하나만 달랑달랑 들고 오는 사람과, 갖고 올 팀원들의 택배를 미리 파악해서 카트까지 준비하는 사람은 분명 다르다. 택배 하나를 통해서도 일센스를 배울 수 있다. 진짜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꼭 알려주자. 수많은 거래처, 대리점을 다니면서 온갖 특이한 사람들을 만나는게 짜증날 수 있다. 이 때 다양한 사람 대처법을 미리 배울 수 있다고 알려주자. 매일 안내문 디자인 만든다고 짜증내는 막내에게는 네가 나중에 이걸로 경력이 쌓으면 프리랜서로 이쪽 전문가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자.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면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위 4개의 공통점이 있다.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내가 왜 일하는지 납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일은 중요하고, 너에게 도움이 되며 무엇보다 너는 이 조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축구장을 가면 볼보이가 있다. 간이 의자에 90분 내내 축구공 하나 들고 앉아있다. 언뜻 보면 따분하기 이를데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내가 공을 제 때 선수에게 건네주지 않으면 선수들이 일일이 그 공 찾아 삼만리를 해야 한다. 경기는 늘어지고 선수들 체력은 더 빨리 떨어지게 될 것이다. 볼보이는 축구경기에서 꼭 필요한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면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납득을 다른 말로 하면 곧 동기부여이다. 꼭 납득을 시키고 일을 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