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과 골목, 그리고 도로

by HASMIN


서양에서 가장 대표적 장소성을 가지는 곳은 '광장'이다.

반면, 우리에게 가장 대표적 장소성을 가지는 곳은 '골목'이 아닐까 싶다.

서양문화에 있어 광장은 만남과 소통의 장소이고, 문화의 생산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민주주의의 탄생도 광장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장소들 중 그러한 기능을 오롯이 치러내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골목(길이 아닌)이다.
골목은 이웃 간의 만남의 장소이고, 소통의 장소이며, 놀이의 장소이고 문화가 이동하는 장소로 길이며 광장이다. 그러나 서양의 그것과 사뭇 다른 것은, 골목에는 나름의 정서와 애환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다. 대중이 아니라 너와 나 그리고 이웃이라는 작은 단위로부터 번지듯 퍼져가는 정서가 골목에는 상존한다.


sqare와 line.
mass와 path.
과정적 공간과 최종적 공간, 길과 광장
출처 http://www.bricoleurbanism.org/whimsicality/urban-fabric-form-comparison/

서구의 도시구조를 살펴보면 재미난 모습이 보인다. 근대도시일수록,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일수록 골목은 골목이 아니라 오직 지나치는 길이다. 그래서 골목과 길은 닮았으나 완전히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그래서 골목은 도로와 구분되는 제3의 어떤 장소가 아닐까 싶다.




광장은 모든 길이 모이는 곳이거나 출발점인 최종적 장소다.

반면, 골목길은 지점 간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과정적 장소다.

그래서 골목길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풍경을 내포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도시로 향하는 길.
높은 건물과 돈을 찾아가는 길.
밤의 황홀한 불빛으로 향하는 길.
...

집으로 향하는 길.
쉼과 휴식으로 향하는 길.
엄마 아빠로 향하는 길.
부모님께 향하는 길.

...

하지만 광장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골목에서 느끼는 정서는 사뭇 다른가보다.

그저 지나가는 길이거나 탐방하는 장소, 혹은 데이트 코스...

그러한 정도.

아쉬운 마음에 골목길의 부활을 그려본다.

2012, 북촌골목길, 사진 활영 후 iPad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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