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악기가 되는 나무가 될 수 있을까?
느낌 있는 일상
1일 차 <악기가 되는 나무가 있다>
30일 글쓰기 첫날 글감이 생경하다. 보통 첫날에는 어떻게 글을 쓸 건지 다짐이나 마음자세를 쓰라고 하는데 악기가 된 나무라니 생각지 못한 주제가 제시되었다.
과연 어떤 나무로 악기를 만들까? 악기 장인들은 좋은 나무를 베어 한 2년간 여름과 겨울을 보낸 뒤에 뒤틀어지지 않고 올곧은 나무를 깎아 악기를 만든다고 한다. 작은 나무가 햇빛과 공기와 물을 마시고 쑥쑥 자라 단단한 재목이 된다. 좋은 나무로 만든 악기는 소리도 청명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 아이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올바른 정신과 건전한 사고를 하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우뚝 선다.
나를 돌아본다. 수줍음 많은 소녀였던 나의 꿈은 성악가 내지 가수였다. 남들 앞에서 노래하기 좋아했고 박자에 맞추어 리듬 타는 악기 소리를 즐겼다. 원박자에 맞추는 소리보다 저음이나 고음으로 변주하는 코러스 소리에 더 열광했다.
한 3개월 전부터 난 방과 후에 드럼을 배우고 있다. 드럼실에는 주로 어르신들이 모이는데 선생님은 악보를 보지 않고 의성어로 드럼을 가르친다. 예를 들면 큰 북은 쿵, 그 아래에 있는 작은북소리는 딱, 중간 위에 있는 탐탐 소리는 뚜라고 발음 한다. 네 박자를 연주한다면 쿵 딱 쿵 딱이라 말하면서 스틱을 두드리면 된다.
처음에는 드럼 스틱 두드리는 법부터 배웠다. 작은 나무를 티 자형으로 만든 패드 위에 양손으로 드럼스틱을 잡고 팔자형으로 손을 벌린 뒤 두드린다. 일정한 박자를 맞추기 위해 양손에 힘 조절을 하며 두드린다. 양팔 팔꿈치 위편은 흔들리면 안 된다. 힘주지 말고 팔꿈치 아래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두드려야 일정한 소리가 난다.
연습을 충실히 하면 나도 잘 만들어진 악기처럼 좋은 소리를 내는 드러머가 될지도 모른다. 기초를 잘 닦아서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그날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