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there is no struggle, there is no strength.
어려움이 없는 곳에는 강함도 없다.
- Oprah Winfrey (오프라 윈프리)
수없이 많은 임신테스트기가 다 한 줄이 나왔다.
그럴 때마다 얼핏 드는 생각이 있다.
"혹시 내가 실험실에서 일해서 그러나?"
내가 일하고 있는 실험실은 몸에 안 좋은 용매를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해한 환경이다.
실험실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임신을 준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해로운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테스트기로 임신을 확인해야 한다.
만에 하나 임신이라고 뜨면 바로 보고를 해서 다른 업무를 배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신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즐거웠던 실험실 업무가 어느 순간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내 직업이 미래의 태아에게 끼칠 영향이 두려웠다.
수없이 쌓여가는 임신테스트기의 개수만큼 불안함과 우울함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같은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전 직장동료가 해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분의 친한 동생이 실험실에서 일하다가 2번 유산 후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그리고 임신과 출산을 거쳐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실험실을 그만둔 걸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라고 한다.
"너도 그만두는 건 어때? 그만두면 큰일 날 것 같지? 막상 다 잘 살아."
"아직 임신 준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걸요. 더 해봐야죠."
'혹시 실험하면서 쓰는 시약들이 유해해서 아이가 안 생기는 건가?'
불안해진다.
동시에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 같다.
직장 밖으로 던져져서 온전히 나라는 인간으로 평가받는 것도 무섭다.
난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두려움이 커진다.
내년이면 한 살 더 먹어서 그만큼 임신이 더 힘들어질 텐데...
'이대로 과배란 약으로 임신 시도하는 것을 몇 달 더 해보자. 그래도 안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시험관 시술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야. 엄마가 유해 환경에서 일해서 너무 미안해."
지금 할 수 있는 노력이란 퇴근하면 신선한 공기 많이 마시고 건강한 음식 많이 먹기!
좋은 생각만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