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we do the best that we can, we never know what miracle is wrought in our life, or in the life of another.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때, 우리 혹은 다른 삶에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우리는 모른다.
- Helen Keller (헬렌 켈러)
결혼 1년 차
결혼한 지 1년 되어갔을 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스스로에게 유예기간을 1년 줬기 때문이다.
"일 년 정도는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기겠지."
나이가 제법 찬 상태에서 결혼한지라 피임 없이 바로 아이를 계획했는데 뜻하는 데로 안되어서 속상했다.
긍정적인 남편은 '신혼을 즐겨서 좋다'라고 한다.
하지만 가끔씩 우리의 아이를 상상하는 말들을 한다.
난 알고 있다.
얼마나 그이도 아이를 바라고 있는지......
태몽 비슷한 꿈을 자꾸 꾸고 있다.
몇 달 전에는 하얗고 커다란 뱀이 내 앞에서 날 노려보는 꿈을 꿔서 설레발을 쳤다.
그다음엔 독수리가 내 품에 안기는 꿈을 꿨고, 이번 달에는 단발머리의 여자아이를 봤다.
하지만 이번 달에도 한 줄이다.
슬슬 아려오는 배의 통증은 생리가 올 것 같다.
임신 테스트기 결과는 항상 실망스럽다.
눈물이 나온다.
속상한 마음을 추스르고 내일도 출근해서 열심히 일해야지.
내가 난임이어서 마음이 힘든 건 내 사정이고 세상은 여전히 똑같이 돌아간다.
결혼 1년 지난 후
배란일이 끝나면 가끔씩 아랫배가 아릿한 느낌이 든다.
이건 임신 아니면 생리 전 증후군인데......
혹시 임신 극초기가 아닐까 기대했던 수많은 나날들이 지나고 이젠 체념하게 된다.
아랫배가 뻐근한 느낌이 있으니까 '임신이 돼서 자궁이 커지려는 신호일 거야' 대신 '임신이 안 돼서 자궁벽이 무너지는 현상인가 봐.'로 바뀌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혹시나 임신을 방해할까 봐 '임신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또 품는다.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이번만큼은 제발 임신이길......